올해 미국장로교(PCUSA) 총회에 상정됐던 ‘결혼 정의 변경’ 안건이 338대 308의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7일까지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에서 개최된 제220회 미국장로교 총회서 상정됐던 이 안은 결혼의 정의를 ‘남녀간의 결합’에서 ‘두 사람의 결합’으로 변경하자는 내용으로, 사회적결합과결혼제도위원회(Civil Union and Marriage Issues Committee)에서의 선(先) 투표 결과 28대 24로 지지를 받았으나, 4시간 가량의 토론 후 전체 총대 투표에서 결국 부결됐다.
새 총회장으로서 의장직을 수행한 닐 프레사(Neal Presa) 목사는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우리 중 일부는 울고, 일부는 기뻐한다. 우리는 나뉜 교회”라고 개탄했다.
6일 투표가 이뤄지기에 앞서 조디 그레이글로우 목사(Jodi Craiglow, 마이애미 밸리 노회)는 “결혼의 정의는 꼭 한 남자와 한 여자로 규정돼야 한다”면서 “동성애 옹호 노회의 마음이 고통과 좌절로 무너지는 만큼, 나는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의 기준을 붙들어야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교단 내 동성애 옹호 세력은 여전히 자신들의 의견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대표적 노회인 모어라이트는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성명서를 발표, 유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몇몇 노회는 1996년 세워진 헌법 기준인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의 언약을 맺어 정절하게 살거나 독신으로 순결하게 살라”는 목회자 정절 기준을 회복하자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이같은 제안은 2년 전 총회에서 결정되고 지난해 시행된 헌법 수정안의 회복을 외친 것으로, 동성애자 안수의 길을 열어 논쟁의 핵심에 섰던 문제를 뒤집자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여전히 교단 내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5개 노회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State)에서는 목회자들이 공식적으로 결혼식 주례를 거행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을 만들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총회 부회장으로 선출된 타라 스풀러(Tara Spuhler) 목사는 최근 동성결혼에 참석했다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선출된 지 며칠 만인 지난 수요일(4일) 사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회 연설에서 그녀는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많은 대화와 인터넷의 댓글은 나 자신의 부회장 선출이 일부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린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며 “모든 긴장은 현실이며, 깊어지면 깊어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제221회 총회는 2년 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