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연세대학교와 한국교회가 함께하는 2019년 미래 청년 컨퍼런스가 28일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오후 1시부터 열렸다. 이날 기조 강연으로 미국 건축 설계 회사 팀하스 하영록 회장이 맡았다.
서두에서 그는 꿈의 정의를 자신의 일화로 곁들여 전했다. 그는 “29살에 건축 회사 중역에 오를 만큼 승승장구였다”고 술회하며, “차를 몰다 갑자기 쓰러졌는데,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고 의사는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에만 혈안 돼있었다”며 “높은 위치에 올라 사람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겠다는 야망 이었을 뿐”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꿈의 방식을 쫓았던 셈”이라 덧붙였다.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 이후, 6개월 간 인공 신장 투석기를 달고 병원 생활을 했던 그였다.
아울러 그는 “사람 중심·이웃 중심으로 인생을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나의 건축 방향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주차장 빌딩 전문 건축으로 전환됐다”고 했다. 가령 그는 “우리는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만 들어가는 것이 곧 성공이라는 교육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그는 “나 중심으로, 타인을 꺾기 위한 경쟁에 매몰된 삶”이라며 “이럴 때 사람을 놓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그는 “당신의 비즈니스가 우리 삶”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지금 세상은 모든 이웃이 연결돼 있어, 자수성가의 패러다임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당신의 삶이 우리의 비즈니스입니다’로 생각을 전환시켜야한다”면서 “타인을 향한 배려 곧 헌신이 내 삶의 잘됨으로 연결되는 시대”라고 역설했다. 결국 그는 “새 시대의 꿈은 자신의 재능으로 타인을 도울 때 이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한국과 미국 문화를 비교하며 논지를 전개해 갔다. 그는 “미국에서는 성취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개인의 성품과 삶을 중시하는 문화”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인간관계에서 위계는 존재 하지 않다”며 “사장이 먼저 회사 청소부에게 같이 식사하자고 제안할 수 있는 문화”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미국 문화는 개인의 특성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같이 아울러 지내는 공동체성을 강조함”도 덧붙였다.
반면 그는 한국 문화를 말하며 “삶보다 성취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는 아니”라고 꼬집으며, “한국의 문화가 다소 성취에 매몰됐기에, 원자화된 개인주의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집단적 문화의 획일성이 개인의 개성을 상실하게 하는 점도 꼬집었다.
가령 그는 “한국 경제는 대기업 중심”이라며 “대졸 자들은 대기업이라는 간판이 선택의 기준인데, 이런 과정에서 자기 개성은 탈색되고 획일화 돼간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개인보다는 집단에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는 경향이 짙다”고 덧붙였다. 학벌, 인맥, 직함, 소속된 기업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그 결과 그는 “개인의 인품보다 성취에 방점을 둔 나머지, 목표를 위해 수단·방법 안 가리는 문화가 정착된 측면이 있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미국 대졸 자들의 기업 선택은 주로 자기 개성을 잘 살릴 수 있는 곳이 기준”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선진국은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게 아니”라며 “대다수 유럽이 대한민국보다 기술력은 떨어져도, 선진국이라 칭함 받는 이유는 바로 문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하영록 회장은 세계적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렸다. 하 회장이 인용한 대목에 의하면, 피터 드러커는 “채용의 조건은 바로 기술이 아니라, 인품”이라며 “개인의 인품이 개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이웃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인재상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대한민국 경제의 취업난과 저성장의 요인은 바로 ‘꿈을 바라보는 시각관’에 있음을 지적했다. 즉 젊은이들이 부모님들과 똑같은 꿈의 패러다임을 쫓은데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부모세대들의 꿈은 단순히 선생, 정치가, 의사 등등 직함을 쫓는 명사적 삶”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성공의 목적이 이웃보다 개인의 영달에 있었다”며 “이웃을 향한 섬김 보다 자기 명성에 집중하는 명사적 꿈을 쫒다, 자칫 교만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는 “바벨탑 사건과 같다”며 “창세기 11:4에는 ‘...우리 이름을 내자’고 나왔다”고 그는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좋은 회사, 성적을 위한 명사적 꿈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옳지 않다”고 단언했다.
따라서 그는 “새 시대의 꿈은 달라야한다”고 역설하며, “명사에서 동사로의 전환을 이룩해야한다”고 재차 말했다. 그는 “사람을 감동케 하는 동사적 꿈이 바로 새 시대의 꿈”이라며 “그럴 때 성취라는 명사는 자연스레 뒤 따라온다”고 했다. 내가 어떤 직업 정신으로 이웃들을 행복하게 할 것인지, 여기에 집중 할 때 성공은 자연스레 쫒아온다는 게 그의 전언인 셈이다.
가령 그는 “의사를 지향하기보다, ‘가난한 사람을 낫게 하고, 행복을 주고 싶은’ 의사 여야 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순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은 비즈니스에 포커스를 두는 사람”이라며 “반면 동사적 삶을 사는 사람은 나와 이웃이 행복해지는 비전을 추구 한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미국의 기업 문화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애플의 기업 정신은 ‘우리는 생각을 다르게 해’다. 매출 중심이 아니라, 삶을 구체화 하는 동사가 중심인 셈이다. 창조 정신을 자극하는 동사적 언사는, 매출을 끌어올려 자연스레 명사는 뒤따라오는 것이다.
또 그는 구글 기업 로고도 제시했다. 구글 기업 로고는 ‘나쁜 짓 하지 마라’다. 그는 “구글은 매출보다 이웃을 향한 윤리·도덕을 강조한 것”이라며 “해코지·뒷담화 등을 결코 허락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아무리 실적을 많이 내도, 이런 행동을 한다면 구글 에서는 당장 해고”라고 말했다. 하여 그는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한국 기업과는 많이 다르다”고 덧붙이며, ‘타인을 향한 섬김이 바탕이 된 성공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모세, 욥, 에스더의 삶도 명사보단 동사에 집중했다”며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정신 때문에, 여왕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세상을 구원하고, 섬기러 왔다고 하셨다”며 “그렇게 살다보니, 이웃이 예수님을 구세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라 그는 밝혔다.
이처럼 그는 “이웃을 살리려 내가 죽어야 하는 동사적 삶에는 고난이 뒤 따를 수 있다”며 “그러나 하나님의 함께하심과 이후의 축복은 약속돼 있다”고 역설했다. 때문에 그는 “돈·명예·성공이라는 명사적 삶보다, 이를 이웃을 향한 섬김으로 구체화 한 동사적 삶을 지향할 것”을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