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며 부활의 소망을 기다리는 사순절을 맞아 회개와 기도, 절제와 금식 등 경건 생활로 이 시기를 기념하는 성도들이 많다. 이러한 가운데 의미 있는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예수께서 걸어가신 생명과 사랑의 길을 따르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지난 3월 6일 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된 사순절을 보내며 매주일 많은 교회들이 생명나눔예배를 통해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 사순절 첫 주일인 지난달 10일 영호남과 제주 등 남부지방 5개 교회에서 가장 먼저 피어난 생명의 꽃은 부활절이 가까워올수록 점차 북상하며 한국교회 전체를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부활절을 한 주 앞둔 현재까지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전국의 42개 교회에서 생명나눔예배를 드려 2,746명의 성도들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부활주일에도 4개 교회에서 생명나눔예배가 예정돼있어 고통 받는 장기부전 환자들을 위한 사랑의 섬김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별히 고난주간의 시작이자 종려주일인 14일에는 전국의 10개 교회에서 생명나눔예배가 이어져 섬김의 절정을 이뤘다. 이날 272명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남북교회(담임목사 윤훈기)와 120명이 희망등록에 참여한 위례광명교회(담임목사 심명석), 102명이 희망등록한 사랑선교교회(담임목사 이기주), 100명이 참여한 대구북성교회(담임목사 김정진)를 비롯해 은천교회(담임목사 홍순설), 은성침례교회(담임목사 최종록), 함덕교회(담임목사 정용식), 영진교회(담임목사 조범준), 평화반석교회(담임목사 이용현), 화살교회(담임목사 김주용) 등 전국에서 무려 1,127명의 성도가 고난주간을 맞아 생명나눔의 선한 사역에 동참했다.
남북교회 윤훈기 담임목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목숨 바쳐 은혜로 주신 생명에 감사하며, 이제는 그 사랑을 나누기 위해 생명나눔예배를 기도로 준비해왔다”며 “성도들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부활절을 기다리는 마음이 조금 더 커졌다”고 고백했다.
이번 사순절 희망등록에 참여한 한 성도는 “매년 사순절을 보내며 이 기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낼 방법이 없을지를 늘 고민했는데, 말로만이 아닌 직접적인 실천을 하게 된 기회였다”면서 “생명나눔운동에 동참함으로써 주께서 당하신 고난을 좀 더 깊이 묵상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지난 1991년 본부 설립과 함께 현 이사장인 박진탁 목사가 국내 최초로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며 시작된 사랑의장기기증운동은 지난 29년간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지금까지 3,500여 교회가 생명나눔예배를 드린 것을 비롯해 전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중 약 75%가 개신교인이라는 통계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특히 사순절 교회들의 참여가 집중됐다. 최근 3년간 생명나눔예배를 드린 668개 교회 중 사순절에 참여한 교회는 전체의 약 22%인 148개며, 이 기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한 성도들 역시 전체 39,192명 중 27%에 해당하는 10,384명에 달한다. 사순절이 1년 중 40일(주일 제외)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사순절 역시 43개 교회에서 생명나눔예배를 드렸거나 드릴 예정이다.
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생명나눔운동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가 기여한 바가 크다”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도 아무 조건 없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해주셨듯이, 그 사랑을 본받은 교회들도 고통 받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고 생명을 나누는 일에 끝까지 함께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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