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최근 탈북민 출신 김태산 전 체코조선합자회사사장이 서울대 트루스 포럼에서 강연을 전했다. 기숙사 900동에서 ‘탈북민이 바라본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강연을 전한 김 사장은 “오로지 남한의 자유가 부러워 2002년에 탈북했다”고 했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으로, 경제 엘리트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초 북한 사회주의 경제는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남한은 경제성장이 눈부셨다”고 술회했다.
특히 그는 “나는 대학에서 자본주의 부패를 줄기차게 배웠는데, 박정희가 추구했던 새마을운동을 비롯한 자유경제질서는 도리어 고속 성장 이었다”고 했다. 체코조선합자회사 사장으로서 김태산 대표는 체코에 자주 드나들었다. 그렇기에 남한의 눈부신 고속성장을 목도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때 그는 “북한은 일제강점기 때 중화학 공업 단지, 풍부한 지하자원이 남아 있었음에도,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을 만큼 경제는 망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남한은 지하자원도 없고, 인구는 많은데 어떻게 경제가 눈부시게 성장 했을까”란 의구심을 품었다며, “핵심은 바로 자유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각이 굳어지게 된 과정과 맞물린, 그의 탈북 경과를 김태산 대표는 상세히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체코에서 신발 장사를 하면서, 남한에 대해 의구심을 지녔다”며 “어떻게 발전됐는지 궁금함이 극에 달해, 결국 비행기 표를 끊고 남한으로 탈북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여러 대기업 공장을 둘러보며, 원유 한 방울도 안 나는 나라에서 1년에 1억 20만 톤의 정유를 생산했던 게 놀라웠다”고 술회했다. 비교하면서, 그는 “북한은 1년에 30만 톤의 원유를 수입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에게 있어 더 놀라워했던 사실은, “바로 남한이 영국, 일본처럼 제국주의 침략을 기반으로 한, 자원과 인력 강탈 없이 이런 경제성장을 이뤄낸 것”이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바로 국가가 계획경제를 통해 이룬 게 아닌, 국민에게 일할 자유를 줬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더불어 그는 “생산과 판매의 자유로 인해, 인간의 창의성이 최대로 발휘 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그는 “북한에게 어려울 때 쌀만 주지 말고, 그들에게 자유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그는 “남한이 생산의 자유, 활동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있기에, 이렇게 발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그는 “자립정신을 갖춰 스스로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보다 북한에게 자유가 절실하다”고 재차 말하면서, “무조건적 퍼주기 정책이 도리어, 북한 경제 발전을 앗아 간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북한에 필요한 건 무엇보다 자유의 회복”이라며 “진짜 인권은 북한 정권에 ‘언론, 종교, 생산·활동’의 자유가 회복 되는 것”이라 역설했다.
또 그는 “50살에 여기에 넘어와, 자본주의 남한에서 막노동을 5년 했고 이윽고 영어 학원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노동의 가치, 돈의 귀중함을 알았다”고 술회했다. 이에 그는 “남한에 신용불량자가 많은 이유는 공짜로 얻은 돈으로 막 쓰기 때문”이라며 “생산 활동의 자유 안에서, 성실히 일해 돈을 벌어야 그 가치를 깊이 깨달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 사람들에게 ‘너희 힘으로 자유를 사용해 돈을 벌어’라고 하면, 300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은 없었을 것”이라며 “북한 주민은 목줄에 묶인 개와 같으며, 주인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굶어죽는 형국”이라 비판했다. 그래서 그는 “목줄을 푼다면, 자급자족, 경제발전이 일어날 것”이라며 “박정희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 수출주도형 성장 모델을 북한에 이식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그는 “경제 체제는 자유시장경제가 좋으나, 북한 정치에서 우선 김정은 우상화를 철폐시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즉 그는 “대한민국 식 자유 민주주의를 좀 더 개정해, 북한에 이식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남한의 정치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정치가들은 정치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고, 국민에게 모범을 보이려는 태도는 전혀 없다”며 “싸우고 분쟁하며, 인정욕구로만 가득 찬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정치가들은 자기들의 권력,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안중근, 유관순 열사처럼 나라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인물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는 “북한에는 정치인을 양성하는 대학이 있다”며 “김정은 우상화, 공산주의를 제거한 자유민주주의 형태의 정치인 양성 학교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현 프랑스에도 이와 같은 시스템이 있다. 프랑스국립행정학교 (그랑제콜 국립행정학교)라 불리는 이곳을 통해, 프랑스 정치·공직 사회에 입문할 수 있으며, 대통령이 되기 위한 통과 의례인 셈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수아 올랑드, 자크 시라크 등 전·현직 프랑스 대통령들이 이 학교 출신이다.
이처럼 그는 “정치 고시를 통해, 국회에서 일할 때,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헌신할 수 있는 정치인을 길러내자”고 제언했다. 더불어 그는 “국민들이 정치인들에 대해 감시역할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한국은 경제발전이 세계 13위권이지만, 국민 의식 수준은 세계 100위권”이라 지적했다. 그는 “낚시터에 언제 갔는데, 쓰레기, 담배꽁초, 침 뱉기 등 양심적인 모습은 없었다”며 “감사하고 국가를 위해 타인을 위해, 배려하는 교육은 현재 대한민국에 없다”고 못 박았다. 하여 그는 “국가가 나서 선진 국민들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현재 전교조, 대학교육은 이런 인성 교육이 아닌, 정치적 좌파 성향만 불어 넣는다”고 비판하며, “북한에 우상화 교육을 없애야 하지만, 남한에도 인격 함양을 위한 시민 교육도 시켜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그는 대한민국 교회의 북한을 바라보는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 목사들이 북한은 원수라며, ‘도와주고 용서하면 탕자처럼 돌아올’ 것”이라 전하면서, “그러나 김정은 세력은 원수가 아닌 마귀”라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그는 “욥기에서 욥을 시험하는 마귀처럼, 우상 독재 체제로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 앗아가는 김정은 정권이 현재 그렇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70년대 김일성 종합대학에 있었을 때, 김일성은 ‘남한의 엘리트들에게 시위만 시키지 말고 사상 교육을 시켜, 신학대, 유수 대학에 침투시키라’고 했다”고 술회했다. 이에 그는 “그 당시 김일성의 교시가 이해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후 ‘김일성이 정말 똑똑하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지도자구나’”란 쓰라린 깨달음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노동운동도 좋은 것“이라며 ”실질적인 노동자들의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현 대한민국 노조는 공산주의 이념으로 정치화 돼서, 북한식으로 만들자는 주체사상에 물들었다“며 ”이는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기업주들은 놀고먹기만 한다’는 노동운동 구호는 잘못됐다“며 ”기업주들도 기업을 살리기 위해 성실히 일하는 측면을 보지 못한 채, 자기주장 만 한다“고 밝혔다. 가령 그는 ”내가 영어 학원 운영했을 때, 이 학원 살리기 위해 아내와 함께 새벽기도 드리고 난 후, 학부형들 만족시켜 주기 위해 성실히 일했다“고 밝혔다. 해서 그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기업주들의 한 측면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 공권력은 벌거벗은 공권력”이라며 “술주정뱅이에게 맞는 경찰들이 세상에 어디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하여 그는 “북한이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법치질서, 자유경제질서로 회복되기 위해선, 남한도 바른 정치 질서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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