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남측의 7대 종단 대표자들에게 평양에서 ‘남북 종교인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는 올해 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남한의 7대 종단인 개신교와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종교인 모임은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토대로, 남북 공동 종교인 선언문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남북 종교계 공동 선언이 채택된다면, 일각에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에 추동력을 더할 것으로 전해졌다.
종교계는 7대 종단 대표들이 다음 달에 평양 방문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이 ‘올해 안’으로 시기를 제안한 만큼, 종교계 안에서 실무자 회의를 거쳐 조만간 일정을 못 박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정인성 한국종교인평화회 남북교류위원장은 “10·4 선언 11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방북했을 때 북한 조선종교인협회가 7대 종단 대표들이 함께 올해 안에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제안했다”며 “이에 현재 7대 종단에서 실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7대 종단 대표들은 이미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 방북했다. 두 차례 모두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지만,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돼 한반도 평화 무드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남북 종교계가 평양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한다면 교황의 방북은 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내년 봄 즈음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바티칸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서 북한 종교계의 방북 요청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남북 종교계가 한 목소리로 평화 메시지를 공동선언을 통해 강조한다면, 한반도에 평화 메시지를 들고 올 교황의 발걸음을 좀 더 가볍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평양 방문 때, 남북 종교계는 내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3·1운동 당시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7대 종단이 주축이 돼 민족대표 33인을 구성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기독교 측 이승훈, 천도교 측 최린, 불교 측 한용운·백용성 등이 가담했고 손병희를 대표로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다. 이처럼 종교계가 3·1운동에 지대한 기여를 한 만큼, 남북 종교계가 적극 100주년을 기념해 그 역할을 기념하고 되새기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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