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이하 한변)은 4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 2소회의실에서 창립 5주년을 맞이해, 제 1회 북한인권상을 시상했다. 이날에는 태영호 전 북한주재영국대사가 첫 번째 북한인권상 수여자로 나섰다.
먼저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개회사를 전했다. 그는 “국회는 2016년 2월 3일에 북한 인권 법을 통과시켰고, 이제 시행 2주년을 맞고 있지만 오히려 북한인권법은 대내외적으로 무력화 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어 “북한인권재단 설립은 지연됐고, 북한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며 “설상가상으로 현 문재인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민주주의 실현은 결코 포기 할 수 없다”면서 “남북 간 평화모드 속에서 북한 인권 문제 전략을 어떻게 세워 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토론회가 이러한 고민을 풀어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가 축사를 전했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문재인 정권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협상에 이끌려 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태영호를 보면 공적 1호이지만, 태영호 공사는 용감하게도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출간했다”고 했다.
또 그는 “북한 인권 예산은 대폭 삭감되었지만, 우리 전체 예산은 9.7% 늘었다”고 밝히고, “나아가 올해 북한 인권 예산은 전년도 108억 중 90억이 깎였다”며 “탈북자 인권 예산도 96% 깎였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북한 인권 재단 예산 이사 중 12명 중 10명을 국회가 편성하는데, 국회가 북한 인권 예산과 이사 선임을 절대적으로 해결해주시기를 바란다”며 “북한 인권 재단 사무소 복원에도 노력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두 번째로 한변 회장 김태훈 변호사가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한변은 북한 인권법 제정 2년 만에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일하는 분들을 위해 북한 인권상을 제정하여 시상한다”며 시상식 제정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한국의 정치, 안보, 경제, 사회, 문화는 위기에 빠졌고, 이 위기의 본질은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의 인권을 외면한 데 있다고 생각 한다”라며 “건국 70주년, 세계 인권 선언 70주년을 맞아 한변은 북한 인권 선언을 제 1의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북한 인권에 대한 국민과 정보당국 그리고 정부의 인식전환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날의 메인 순서가 바로 진행됐다. 제1회 북한인권 수상식이다. 수상자로 나선 북한 인권 태영호는 김태훈 한변 회장에게 꽃다발을 전해 받으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는 “제가 받은 인권상은 북한 동포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좋은 평가 보다, 저의 적은 힘이나마 보탤 것을 바라는 여러분의 기대와 부탁이라 생각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70년 동안, 전 세계 인민들이 놀랄 만한 성과가 있었다“며 ”이는 바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북녘의 동포들을 구출해 줄 북한 인권 결의안이 유엔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일“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북한과 친선관계인 중국, 베트남, 쿠바조차도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에 반대를 표명하지 못할 정도로 북한 인권은 열악하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체제와 이념의 차이에도 보편적 인식이 전제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인권“이라며 ”그러나 한국에서만은 북한 인권 개선이 역주행 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북한 인권 개선의 핵심인 북한 인권 재단 사무소가 현재 출범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전년도 예산 108억원에서 8억원으로 수직 삭감된 사실상 숨만 겨우 붙어 있는 시체와 같다”라며 “국내 북한 인권 재단은 재정난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북한 인권 개선 문제가 왜 한국 정치 이념의 포로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이제는 이해가 될 것 같다”라며 “북한 인권 개선이 남북 관계의 정치, 민족 통일문제로 희생될 수 있다는 점은 인류 양심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북한 주민을 한국 주민들처럼 대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결국 북한 주민들을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한 통일은 공허한 외침”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자리를 통해 정부에 간곡히 당부하는 점은 일단 북한 인권 재단을 출범시켜 북한 인권법이 시행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며 “그리고 정치권은 인권 재단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협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그는 “북한 인권 문제에 시급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국가적 품격을 유지 할 수 있는 길”이라며 “정부와 시민단체는 앞으로 북한 주민이 한국 주민과 똑같은 인권을 향유하는 데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북한 주민들이 인권이 개선되면 북한 비핵화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 인권법 세미나 ‘북한인권법 시행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됐다. 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은 ‘인권변호사들과 야만시대 탈출을 위한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당시 2005년 김문수 의원이 처음 발의한 북한인권법안이 온갖 구실과 이유로 해당 상임위의 통과가 저지되었고, 제출과 폐기를 수십번 반복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당시 한 원내대표는 ‘북한주민의 식량권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라는데, 북한 주민들의 식량부족의 책임이 마치 한국정부에 있는 것처럼 저자세로 나아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인권조사위원회의 2014년 2월 17일자 보고서에 ‘북한주민들의 식량권 보장의 1차적 책임은 북한정권에 있다’고 나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당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는 ‘북한정권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며,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결론짓고, ‘이는 반인도범죄로서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며 “그런 분위기 속에서 당시 야당은 2016년 3월에서야 겨우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켰지만, 현재 북한인권사무소는 폐쇄 위기에 놓여 있고 올해 북한인권예산은 전년도 대비 90% 수직 삭감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에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북한인권결의안에 기권투표를 던진 한국 외교는 당시 웃음거리가 됐다”며 “북한 정권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당시 노무현 정부의 전철을 현 문재인 정부는 다시 밟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북한인권문제의 근원은 반인도 범죄를 자행하는 북한정권에 있으며, 유엔인권이사회나 국제사회의 인권에 관한 조사나 협의에 비협조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남북분단 이후 아직까지 미해결인, 전시·전후납북자, 전쟁포로, 이산가족 문제를 은폐하거나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북한은 현대사회에 있어 야만성의 문제”라고 북한의 태도를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 기본인 대한민국사회에서 북한정권의 야만성을 방관하거나 침묵하는 것도 야만이라는 비난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더욱이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자랑하는 민주화투사들이야말로, 그들이 진정 민주주의자임을 증명하려면 인류의 보편 가치인 인권을 북한 동포들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그것을 거부하고 북한정권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겠다고 몸을 사린다면, 그들의 민주주의투사라는 과거는 한낮 거짓에 불과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그는 “과거 동서독 분단시절에는 서독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실현을 위해 인관되게 노력했다”며 “동독의 정치범을 구해내는 프라이 카우프(Frei Kauf), 국경선에 탈출자를 향한 자동소총 제거, 동독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조처가 좋은 예”라고 제시했다.
그는 “한국의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북한에 막대한 경제지원을 해왔고 햇볕정책은 식량, 시멘트 원조를 했다”라며 “오히려 그 원조가 주민들에게 돌아가기보다 군과 당의 간부들이 독점적으로 소비함으로 기운을 회복하고, 오히려 북한 인민의 자생적 노력인 장마당을 억제하고 개혁·개방의 길을 막았다”고 햇볕정책의 폐해를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국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한 시기에 먼저 제재를 풀어가는 조급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비핵화 의지도 확인되지 않은 북한정권과 종전선언을 서두를 것이 아닌, 비핵화 실현과 북한인권개선을 핵심의제로 삼아 해결된 이후 남북협력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