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로부터 왕따(집단따돌림)를 당하던 인천의 한 초등학생이 부모가 자신을 양육문제로 서로 말다툼을 벌이자 홧김에 교실에 불을 질러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모 초등학교 5학년 A(11)군은 지난 8일 오전 7시10분께 자신이 다니는 학교 교실에 불을 질렀다.
불은 교실과 교실 내 에어컨, TV 등을 완전히 태워 학교측 추산으로 29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낸 뒤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A군은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돼지', '더럽다' 등의 놀림을 받고 집에선 부모가 자신의 양육문제로 말다툼을 벌이자 길에서 주운 라이터로 교실 내 빈 종이 상자에 불을 붙인 것으로 결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부모가 이혼한 상태로 할머니, 고모와 함께 살고 있는 A군은 경찰에서 "친구들이 놀려 학교에 가기 싫어 불을 냈다"고 진술했다.
평소 학교에선 조용한 편이었다는 A군은 정서적으로 다소 불안한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뒤 학교 측은 담임교사와 상담교사가 A군을 상담하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도록 했으며, A군은 상담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 전학을 가고 싶다"고 말한 뒤 현재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A군이 14세 미만으로 형사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인천지법 소년부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