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래를 코리안어메리칸들이 이끌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한인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사상 처음 열린 백악관 국정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미주한인협회(Council of Korean Americans, 이하 CKA) 관계자들의 얼굴과 목소리에는 흥분과 감격이 묻어났다.
CKA와 미국 백악관 공공업무실(OPE)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 국정 브리핑 직후 워싱턴 DC 버라이존사 빌딩 5층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 한인 사회 목소리 낼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큰 의미
마이클 양 CKA 회장은 “107년 이민 역사 동안 한민족들이 타소수민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는 영어권 젊은 한인들이 주축이 돼 한인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다”고 부리핑 소감을 밝혔다.
CKA 회원으로 자리를 함께했던 임혜빈 한인기독교커뮤니티개발총회(KCCD) 대표도 “1세들의 수고와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지난 11년 간 KCCD에서 일하면서 한인사회의 발전을 몸소 느꼈던 자리”라며 감격을 전했다.
이날 브리핑은 백악관에서 크리스토퍼 루 대통령 보좌관을 비롯, 크리스토퍼 강 대통령 직속 법률선임고문 등이 참석해 연설했으며, 이외에도 패널로 시드니 사일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관과 헤럴드 고 국무부 법률고문 등 행정부 각 부처의 고위급 담당자들이 대거 참여해 한인사회 이슈들을 함께 고민했다.
브리핑은 주제 연설 후 미주한인사회의 주요이슈, 이민, 무역 및 소규모 비즈니스, 외교 정책 및 한미 관계를 주제로 패널토의와 질의응답이 마련되는 형식으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인사회에서는 약 150명의 리더가 워싱턴 DC는 물론, 애리조나,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실리콘밸리 등 미 전역에서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브리핑에서 다뤄진 주요 현안으로는 소규모 비즈니스 관련 정부 혜택, FTA(한미무역자유협정) 관련 비자 할당 문제 등이 있었다.
◆ '동해 표기·위안부 문제' 논의 불발
히자만 아쉽게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동해 표기 문제와 위안부 문제’가 다뤄지지는 못했다.
에스더 리 총괄디렉터는 “사회자의 질문 리스트에 있었던 이슈였으나, 참석자들에게 질의 기회를 최대한 주려고 하다 보니 시간상 다뤄지지 못했다"면서 "참석자들에게 그 질문이 나오길 내심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샘 윤 디렉터는 “하지만 백악관 고위 직분자들과의 친분 관계를 쌓은 것 자체로 상당한 성과였다”면서 “이것을 발판삼아 차근차근 민감한 사안을 거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기독교 관련 단체 대표도 참석, 한인 교계 목소리 높여
한편, 기독교 관련 단체 관계자이자 CKA 회원으로 참석한 임혜빈 KCCD 대표는 “지속적인 백악관 교류를 통해 한인 교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받을 수 있는 혜택과 권리를 넓혀야 한다”고 장기적 목표를 거론했다.
임 대표는 “특히 개인적 자리에서 백악관 측 관계자에게 대통령 직속 종교 자문위원 중 흑인과 라티노 목회자는 있지만 한인이나 아시안이 한명도 없다는 데 아쉬움을 말하기도 했다”면서 “활동을 지속해 나가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한인 교계의 영향력을 미국 사회에 높인다면 언젠간 가능한 일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CKA 마이클 양 회장과 크리스티나 윤 사무총장, 공동 부회장을 맡고 있는 CBS 리얼리티쇼 ‘서바이어’의 동양인 최초 우승자인 방송인 권율 씨, 컨설팅·홍보기업인 `버슨마스텔러'의 에스더 리 마케팅·뉴 비즈니스 총괄책임자, CKA디렉터를 맡고 있는 보스턴 시의원 출신의 샘 윤 노동부 정책고문과 리지 김 회원(퀄스앤브래디 법률그룹), 데이빗 전 회원(이퀼러 창업자)이 참석했다.
미주한인협회(CKA)는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하나로 결집시키고, 주류사회 참여율을 높이자는 취지로 지난 2010년 9월 발족한 초당파적 비영리단체로, 주류사회에서 활동하는 한인 1.5세와 2세 리더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