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정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민일영)는 23일 관보를 통해 발표한 공직자 재산 공개(2016년말 기준)를 보면 지난해 큰 폭으로 재산을 불린 사람도 있지만, 재산이 줄어든 사람도 있다.
국회의원들은 5명 중 4명 꼴로 재산을 불렸다. 전체 79.3%인 237명이 전년보다 늘어난 재산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143명은 재산이 1억 원 이상 증가했다. 절반 가량이 1억 원 이상 재산을 불린 셈이다.
국회의원 세비가 1년에 1억 4000만원 가량 되고, 여기에 특별활동비와 정근수당, 명절 휴가비 등 의원에게 부여는 각종 경제적 혜택을 따지면 이상한 일은 아니다.
10억원 이상 재산이 늘어나 '대박'을 친 의원도 5명이나 있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자유한국당) 의원은 15억1850만 원이나 재산이 늘어 입법부 재산 증가 1위를 기록했다. 그는 재산 총액이 60억원에 가까운 재력가다.
이번 대선 경선에 뛰어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11억62850만 원이나 재산이 불어나 재산증가 2위에 올랐다. 그의 재산 총액도 48억원을 넘는다.
원래부터 재력가인 두 의원이 지난해 재산을 10억원 이상 불린 배경은 상속이다.
정석모 전 내무장관의 아들인 정 의원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7억1718억원 상당의 토지를 배우자가 장모로부터 상속 받으면서 재산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상속 받은 땅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산 32-1번지 임야 1899㎡(574평)다.
유승민 의원도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이 2015년 11월 사망하면서 대구 단독주택과 빌딩 지분, 토지를 상속 받으면서 재산을 불렸다. 상속 재산은 경북 영주시 풍기읍 백리 산 50번지 임야 3만7487㎡(1만1339평)와 대구 남구 대명동 대지 1691-7 대진 308㎡(93평), 대구 남구 대명동 단독주택 지분, 대구 남구 남일동 미도백화점 건물 지분 등이다.
자유한국당 염동열(11억원)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윤후덕(10억원) 의원, 바른정당 지상욱(10억원) 의원도 재산이 10억원 이상 증가했다.
염 의원은 강원도 평창군에 보유한 토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재산을 불렸고,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인 지상욱 의원도 10억원 이상 재산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성한 한성실업 회장의 아들인 지 의원도 재산이 55억원이나 되는 자산가다.
나경원 의원도 재산이 8억원이나 늘어 재산 총액 36억원을 신고했다.
의원 중에도 재산이 많이 감소한 사람들은 주로 재산 총액 상위권 의원들이 많다. 보유 주식 주가가 하락하면서 재산이 감소한 경우가 많다.
가장 재산이 많이 감소한 의원은 민주당 김병관 의원이다. 보유 주식인 게임업체 웹젠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662억 원이나 재산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도 433억 원이나 재산이 감소했다. 보유 주식 안랩의 주가 하락 탓이다.
재산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자산 1000억원이 넘는 '거부(巨富)' 다. 두 사람은 입법부 재산 순위 1, 3위를 기록했다. 김병관 의원이 1678억원으로 1위, 안철수 의원이 1195억원으로 3위다.
2위는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으로 재산이 1558억원이나 된다. 그는 부산 향토기업인 동일고무벨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기도 하다.
재산이 줄었다고 신고한 의원들 중에는 유독 재력가 의원 들이 많다.
박덕흠 의원은 재산이 507억원에 달하고, 박정 어학원을 운영하는 박정 의원도 재산이 229억원이다.
민주당 금태섭(재산총액 57억원), 신경민(40억원), 국민의당 장병완(76억원), 자유한국당 심재철(57억원) 의원 등도 재산이 5억~7억원 정도 줄었다고 신고했지만 재산이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자산가들이었다.
정부 부처 공무원 중에도 10억원 가까이 재산을 불린 '미다스의 손'들도 있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이충재 청장은 지난해 재산을 9억원이나 불려 재산이 25억원에 달했다. 세종시로 주거지를 옮기면서 발생한 매매 차액과 급여저축의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허영범 부산지방경찰청장도 재산을 8억6600만원이나 늘려 재산총액 22억원을 기록했다. 신고액 증가 사유는 일부 부동산 지분 추가 매입과 가액 변동, 모친 명의 부동산 신규등록 등이다.
MBC 기자 출신인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5억 8400만원이나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신고했다. 그 역시 재산이 59억원이나 되는 자산가였다.
국무위원 중에서 2억원 이상 재산을 늘린 사람도 꽤 있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재산을 3억6000만원 늘려 재산총액 25억2173만원을 기록했다.
황 대행의 재산 증가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예금액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급여 저축과 이자 소득 증가에 따라 예금액은 11억9900만원에서 14억6600만원으로 늘었다.
본인 명의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한신 아파트와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LG 3차빌리지(임대보증금 3억7000만 원) 등의 부동산 가액이 12억5900만 원에서 14억1400만 원으로 1억5500만 원 늘었다. 장남과 손녀는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이준식 교육 부총리, 김영석 해양수산부장관도 2억원 이상 재산을 불렸다.
장관 중에서 '마이너스의 손'은 경제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일호 경제부총리였다. 재산이 8390만원이 줄어 재산 총액 7억4800만원을 기록했다.
그는 2016년 1월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빚 보증을 잘못 서 한 때 알거지였던 사실이 알려졌다. 친인척 동업자의 채무에 유 부총리 부부가 연대 보증을 선 것이 화근이 돼 본인 소유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고 보유 현금을 모두 날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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