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 발사 강행 다음날인 14일(한국시간)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을 통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서방의 무관심은 용인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는 도발 행위를 한 북한에 대한 비판보다 북한 인권문제에 등을 돌리고 있는 미국 등 서방국가를 비롯 한국과 중국에 대한 질타로 보인다.
이 신문은 "최근 모든 관심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집중된 가운데서도 수백명의 미국인 한국인 일본인 등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삶의 다른 부분을 조명하기 위해 모였다"며 얼마전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개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 세미나에 대해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모체가 됐던 구소련의 노동수용소보다 2배, 나치 독일의 집단수용소의 12배나 오랜기간 유지되고 있으나 미국인들 가운데 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국제사회가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런 무관심의 이유는 대부분 정치적인 것"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의 핵문제에 집착하면서 인권을 우선 순위에 두지 않았고, 한국에서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좌·우파 정치인들의 정쟁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북한의 이웃국가인 중국은 자기 나라 안에서도 인권을 짓밟고 있는데다 북한 탈북자들을 강제로 송환하면서 북한과 '공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신문은 "정치범 수용소는 충분히 알려졌고, 무관심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유엔(UN)은 수용소 내에서 벌어지는 인권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동안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국제면 주요 뉴스로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소식과 함께 '맨손으로 보도블록을 보수하는 북한 주민' 사진을 함께 실어 주민의 안위보다 체제유지에 급급한 북한의 이중성을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