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이 13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앨라배마와 미시시피주 2곳에서 치러진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 경선에서 승리하며 '롬니 대세론'에 제동을 걸었다.
이날 경선에서 공화당의 핵심기반 세력인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이 사실상 샌토럼 전 의원을 지지함에 따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확실한 양자 대결구도를 구축하는 한편, 공화당 경선의 장기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남부 지역 경선 결과는 공화당내 보수세력의 대표주자를 놓고 경쟁하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에 대한 사퇴압박을 가중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먼저 앨라배마주 경선에서 샌토럼은 34.5%를 득표하면서 29.3%를 얻은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29.0%를 얻은 롬니를 따돌렸다.
미시시피에서도 샌토럼은 32.9%를 얻어 1위에 올랐으며, 깅리치와 롬니가 각각 31.3%와 30.3%로 뒤를 이었다.
론 폴 하원의원은 두 지역에서 각각 5.0%와 4.4%에 머물렀다.
이날 경선이 열린 미시시피와 앨라배마는 공화당의 주류인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만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었다.
이런 이유로 당초 깅리치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공화당원들이 막판에 낙태·동성결혼 등 이슈에서 가장 선명한 보수성향을 유지해온 샌토럼에게 쏠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화당 보수세력이 이른바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깅리치에 대한 후보 사퇴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깅리치는 '후보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오는 8월 플로리다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더많은 대의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 여건이 악화될 경우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이에 따라 공화당 경선은 깅리치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 그리고 '보수 대표후보'로 부상한 샌토럼의 본선 경쟁력에 따라 판도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이다.
샌토럼은 경선승리가 확정된 직후 "우리가 또 해냈다(We Did It Again)"며 롬니를 넘어 올 가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겨룰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샌토럼이 보수층 지원을 등에 업고 승리했지만 롬니를 추월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공화당 경선이 실시되는 56개 지역(50개 주에 푸에르토리코, 사모아, 괌 등 포함) 중 이날로 30개 지역이 경선을 마친 상태에서 확보한 대의원 수는 롬니가 453명, 샌토럼이 241명으로 2배 가까운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롬니 역시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수 1143명 확보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샌토럼에게 여전히 희망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