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교회] "요즘 청년, 청소년들은 추억이 많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는 가정환경도 안 되고 학교에서도 추억을 못 만들어주니 저희 교회는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해요."
단양 영춘면에 하늘빛 산촌유학센터라는 초·중학생 기숙공동체를 운영하는 인천 하늘빛교회 장준순 담임목사의 말이다.
귀농에 관심이 많았던 장준순 목사는 일본에서 45년 전에 시작해서 성과가 좋았던 산촌유학을 2013년 교회에도 도입해 본격적으로 운영했다.
작년에는 17명, 그 중 10명은 올해 고등학교로 진학하고 지금은 7명 아이들이 그곳에서 머물며 부부 교사와 3명의 신학생 청년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아침 기도회는 성경 하브루타(havruta)로 진행된다.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을 말하는 유대인 교육법이다.
성경 한 장을 읽고 교사가 핵심을 정리해주면 짝을 지어 본문에 대한 질문과 답을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3명의 신학생 청년들은 팀의 리더가 되어 분위기를 만들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번 더 교사가 내용을 정리해준다.
장 목사는 "질문하는 것을 훈련시키고 어떤 대답도 칭찬해준다"며 "처음에는 질문이 단순했는데 요새는 '롯의 아내는 왜 뒤돌아 봤을까?' 하는 질문도 한다. 성경을 보고 하니까 질문하는 수준 자체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밭에 가서 농사도 짓는다. 그래서 방과 후 밭으로 가서 호미질을 하며 노는 아이도 있다고 했다.
지금 있는 아이 중에 가장 어린아이는 7살 아이다.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서 가족을 만나지만 그래도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것을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김영숙 사모는 "저희도 처음에는 그것 때문에 신경이 쓰였는데 저희도 해보고 놀란 게 3개월이면 부모 떠난 티가 확 나더라. 어떤 아이는 집에서는 밥을 안 먹어서 부모가 걱정했는데 내려가서는 밥을 두 그릇씩 먹는다"고 전했다.
김 사모는 이어 "산촌센터를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이 일찍 떠나는 것 때문에 데이터가 필요해서 봤다. 그랬더니 심리학적으로 8살때 떠나 보내는게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며 "저희도 실제 경험해서 알았다"고 말했다.
또 부모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어깨를 못펴던 아이의 어깨가 펴지기도 했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아이들은 부모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생겼다고 공통적으로 말한다고 했다.
장준순 목사는 "실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어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을 정도였던 한 아이는 공동체 생활이 6개월이 지나니 행동이 교정됐다. 반 아이들 중 정신건강이 제일 좋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 "한번은 또래 교회 아이들이 산촌센터에서 수련회를 같이 했는데 센터에 있는 7살짜리 아이가 빗자루를 찾았다. 쥐가 죽어 있어서 다른 아이들이 보면 놀랜다는 이유였다"고 장 목사는 말했다.
그는 "규칙적으로 밥을 먹고 활동량이 많아지고 자연에서 노니까 제일 좋아지는 게 건강이다. 건강해지니까 에너지도 생긴다"며 또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자기들끼리 해결해야 되니까 상승효과도 있고 어린이부터 대학생까지 같이 있으니 간세대 교육도 돼서 효과들이 건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농촌에 있는 초등학교라 혜택이 많아 악기, 래프팅 등 활동도 많고 학생수가 적어 한 반에 많으면 5~10명, 적으면 3명으로 이것도 좋은 점이라고 했다.
김영숙 사모는 "사춘기 아이들의 교육에도 좋은 효과를 보았다"며 "아이가 집에 있었으면 부모랑 그대로 부딪혀서 어긋났을텐데 공동체 멤버들이 많으니 같이 돌봐줄 수 있어서 좋다"며 "부모랑은 얘기가 안돼도 공동체 선배들이랑은 잘 되니까 잘 넘어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늘빛교회에는 산촌유학센터 외에도 교회 인근에 자매공동체 두 군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고등학생과 대학생 자매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집이 근처인데도 이곳에서 고2때부터 5년간 생활하고 있는 이도 있다.
하늘빛교회는 공동체의 힘을 믿는다. 기자가 하늘빛교회를 찾아간 지난달 26일 교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한 청년을 가리키며 "저 아이는 신학생인데 어렸을 때는 자폐를 앓았었다. 그런데 저렇게 잘 컸다"며 "공동체가 함께 치유했다"고 흐뭇해 했다.
"저 아이가 어릴 때 목사님이 설교하고 있는데 강단에 올라가서 뒤집어지고 그러면, 목사님이 아이를 안고 설교를 하셨다"는 김영숙 사모의 부연이다.
교회를 개척한지 20년이 된 하늘빛교회에는 이외에도 감동적인 사랑의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
많이들 고생의 자리라고 여기는 개척교회 때도 재미있었다는, 너무 행복했다는 목회자 내외의 모습 때문일까?
하늘빛교회에는 신학을 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했다. 요새는 청년 2~3명이 교회에 텐트를 쳐놓고 매일 철야기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도 청년들이 팔을 걷어 붙이고 교회 사무실 한 칸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또 다른 청년은 목회자의 일을 돕고 있었다.
'하늘빛교회'라는 이름처럼 '하늘빛'같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을 향한 하늘빛 꿈을 꾸는 교회, 하늘빛교회는 이렇게 하나님의 하늘빛 꿈을 이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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