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세계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동성애에 대한 견해차로 인해 교단이 분열된다면 그것은 "실패"라고 말했다.
웰비 대주교는 최근 BBC 라디오 4 프로그램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분열은 재앙까지는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실패보다 더 큰 분이시다. 그러나 실패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는 우리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모인 집단이기에 서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의견 일치를 이루는 모습을 세상에 본으로 보여 주지 못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달 세계성공회는 전 세계 주교회의인 램버스회의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인 아시아와 아프리카 주교들이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서구 주교들에 반대하면서 교단을 탈퇴할 수도 있다고 입장을 밝힌 가운데, 회의가 동성애 반대 주교들과 찬성 주교들의 갈등이 충돌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성공회는 아직까지 동성애에 대한 교단 전체적인 공식 입장을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쪽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성공회는 동성애와 동성결혼 모두를 지지하고 있고 2003년에는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을 주교로 임명하기도 했다. 캐나다와 유럽 등 동성애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나라들에서도 성공회 교회들이 동성애에 대해 포용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동성애가 '범죄'로 간주되는 나라들의 보수적인 성공회 교회들은 이러한 북미와 유럽 지역 성공회 지도자들에 대해 "우리 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려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웰비 대주교는 동성애 문제로 인한 갈등과 분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도 말했다.
"나는 분명 화해를 원하고 있지만 화해가 항상 의견 일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실 거의 그렇지 않다. 그보다는 어떻게 '잘' 견해차에 대응하느냐를 의미하며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나가겠다고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도 "분열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교회는 여전히 가족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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