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동성애를 보호해야 하는 법적 근거로 헌법상 '행복추구권'이라 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의의 중점은 '행복추구권을 인정할 것이냐'가 아니라, '동성애가 헌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를 가지는가'가 되어야 합니다."
1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선한문화창조본부(대표회장 최석우 목사)가 주최한 제1회 동성애에 대한 포럼에서는 동성애 합법화를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도덕적이며 선한 문화를 지키고 확산하는 일에 한국 기독교의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날 포럼 개회사를 전한 최석우 대표회장은 "하나님의 선한 문화를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법은 첫 번째 예배를 통해 아름다운 선한 문화를 보여 주는 것이고, 두 번째 악한 문화를 막아내서 하나님 나라가 훼손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문화 명령을 믿음으로 실천하여 선한 문화 발전과 확장에 사명감을 갖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법무사 박서영 소장(박서영법무사사무소)은 특히 이날 자유주의 사상과 인권을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 편승한 동성애 논쟁과 동성애자들이 사용하는 '소수자 인권보호'라는 용어에 숨겨진 의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동성애 논쟁의 중심은 '가치'와 '목적'이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동성애가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선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어떤 논의나 대책은 근본적인 접근이 아니라는 것이다.
"동성애자들, 자유주의 사상과 인권 강조하는 시대 흐름에 편승"
'동성애, 소수자 인권보호,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고찰'에 대한 기조연설에서 그는 "동성애자들은 자유주의를 내세워 첫째 정부든 법원이든 개인이든 동성애에 대해 가치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 즉 가치판단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며, 둘째 개인의 사생활보호권으로서 자율과 선택을 강조하여 각자의 신념에 따라 성적 지향을 선택할 권리를 존중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러한 선택의 권리에는 사랑의 대상, 의미, 정의, 개념을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이성이 아닌 동성을 사랑의 대상으로 선택하고 동성애에 대한 의미, 동성애 정의와 개념을 개인이 자율적으로 정의 내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또 동성애자로서 삶, 질병의 위험, 죽음의 위험은 생명의 소유자인 동성애자 스스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진다고 하고, 동성애자들의 인권보호 요청은 적법하고 합법적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그들의 무연고적 자아, 중립적 태도, 자율권을 강조하고 인권보호에 편승하는 태도는 결국 창조주인 하나님을 배제하고 인간의 가치관이 최고의 가치이고 절대선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곧 기독교와는 정면 배치되는 사상이라는 것이다.
'소수자 인권보호' 용어의 숨겨진 의도는?
박서영 소장은 특히 동성애자들이 사용하는 '소수자 인권보호'의 용어 중 '소수자'에 대해 "소수자라고 다 보호해야 한다면 어린아이들을 성의 대상으로 하는 소아성애자들도 소수자이므로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며 "그래서 '동성애'와 '소수자'라는 용어를 먼저 생각 속에서 분리해 내고, 동성애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권보호'에 대해서는 "최고의 가치에 '인권'이 자리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동성애자들이 '인권'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인권으로서 동성애자들의 개인의 성적 지향을 존중해 달라고 한다"며 "인본주의인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올려놓아 하나님보다 우선시한다면, 이는 이 시대의 우상숭배이며 진리에서 이탈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
그는 "최근 동성애자들은 소수자 인권보호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권리 보호를 요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즉 법률 제정까지도 요구하고 있다"며 "이 법은 동성애 반대 의사표현을 하거나 반대행위만으로도 광범위하게 처벌할 수 있는 매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전략"이라고 우려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동성애자들이 얻고자 하는 목적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조장하여 신앙과 양심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억압 ▲동성애에 대한 죄책감 제거 ▲동성애에 도덕성을 부여 ▲동성애에 새로운 가치 부여 ▲도덕적 행위 기준의 반전 ▲인류 공동의 책임감 약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성애 논의의 중점은 행복추구권이 아니며, 헌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가 되어야 한다며 "만약 동성애를 보호해야 하는 법적 근거가 헌법상 행복추구권이라면, 소아성애자들이나 일처다부제, 일부다처제 등을 주장하는 이들도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근거로 법적으로 보호해줘야 할 것"이라며 "행복추구권조차도 개인의 행동과 의사결정 이유, 합리적 근거가 타당한지 검증하는 여러 기준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우리가 동성애 합법화에 도덕적 불쾌감을 느낀다면, 법적 문제와 별개로 동성애 합법화를 우려하는 것이며, 이를 우려하는 '어떤 다른 이유'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치"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박 소장은 "기독교인들조차도 가치의 우선순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 시대의 철학 사조와 풍조에 물들어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기독교인들도 무연고적 자아를 강조하는 자유주의 사상에 물들어 있는 것"이라며 "기독교에서는 인간을 창조한 명확한 목적과 인간이 어떤 인생을 추구하고 살아야 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살아야 하는지 가치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줄 뿐 아니라 지향해야 할 가치 역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따를 것인지는 개인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의 문제가 아닌, 신앙의 결단의 문제"라며 "결국 기독교인들은 자유주의 사상을 따를 것인지, 신앙을 따를 것인지 신앙의 결단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소장은 기독교인들이 회의주의에 물들어 있는 점도 지적하며 "기독교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중립적인 가치관을 받아들이려는 이유 중 하나는 논쟁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논쟁을 피하고 싶은 이유는 논쟁해도 하나의 답으로 귀결되지 않고 또다시 논의하고 연구해봐야 한다고 마무리 지어 답이 없기 때문에 논쟁 자체가 소모적이라며 회의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회의에 빠지면 문화적 논쟁에서 물러나 논쟁을 피하게 되고, 논쟁을 피하다 보면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며 "이 시점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철학사조를 선택할 것인가, 신앙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단해야 할 뿐 아니라 회의주의에서 빠져나와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논쟁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동성애가 '세계적인 추세이므로 막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거나 동성애는 '하나님의 세계사의 흐름에서 당연히 말세에 나타나는 징조이므로, 이를 막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방해하는 것'으로 보는 등 소극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로 동성애를 묵인하고 방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하나님의 나라는 현존하는 실재로서 현재 임하여 있으므로, 현재 임해 있는 하나님 나라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선한 문화를 지키고 확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바로 '가치'의 개념을 바르게 정리해야 할 것이며, '가치'의 우선순위 결정에 있어서 반드시 창조주이시고 구속주이신 하나님께 의존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외에 새누리당 광명을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 주대준 전 선린대 총장이 '차별금지법(동성애법)에 관한 간담회', 부산대학교 길원평 교수가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의 문제점' 등을 발표했다.
주대준 조직위원장은 차별금지법의 등장 배경과 역사를 소개하고, 새누리당의 입장 등을 대변해 현재 차별금지법이 내포하는 모순들을 반박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은 현대에 법률적 수단을 통해 만민평등, 전인균등사상을 실천하는 본디 취지는 굉장히 좋은 법"이라며 "그러나 지나치게 진보주의적, 즉 인본주의에 입각한 극단적 사상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성적지향'에 대해서도 차별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 양심적인 윤리관을 가진 건전한 인간으로서의 동성애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 원천적으로 봉쇄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차별금지법은 특정 세력에게 지나친 비호를 해주는 것이며, 대다수 사람이 불쾌하게 느껴지는 현상에 대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악효과를 불러일으킨다"며 "지극히 논란이 될 수 있는 성적지향에 관한 담론을 법으로써 차단해 버리고, 한 쪽 세력만 극렬하게 지지하는 것은 옳은 법안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길원평 교수는 "▲동성애자는 아이를 낳을 수 없고 ▲돌연변이에 의한 현상으로 보기에 빈도가 너무 높고 ▲일란성 쌍둥이의 낮은 동성애 일치비율 등을 볼 때 동성애가 유전적이고 선천적이라는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이 밝혀졌다"며 "동성애차별금지법은 동성애자의 인권을 완전히 보장해주는 반면, 건전한 성윤리를 가진 국민의 권리 또는 자유는 심각히 제한, 금지하여 법의 형평성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성애를 인정하는 대부분 국가는 포르노를 합법화하여 성적 타락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나라"라며 "한국만은 성적타락이 일어나지 않는 본보기 국가가 되어 유럽, 미국의 무너진 성윤리를 다시 일으키고 바른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1부 개회예배는 준비위원장 변충진 목사의 사회로 진행위원장 송정민 목사의 기도, 서기 이동우 목사의 성경봉독, 대표회장 최석우 목사의 설교, 사무총장 이규봉 목사의 광고, 지도위원장 박재옥 목사(서울경찰청교경회 대표회장)의 축도로 진행됐다. 최석우 목사는 '하나님의 명령과 사명'이라는 주제의 설교에서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잘 받들어서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바로 세우고 선한 문화를 후손에게 전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