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주(州)에서 3일(현지시간) 국제구호기구 국경없는의사회(MSF) 병원 건물이 폭격당해 최소한 19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사망자는 현지 의료진 12명, 중환자실 환자 7명(어린이 3명 포함)이다. 의료진 19명과 환자 18명 등 총 37명이 부상했고, 이 가운데 의료진 5명은 중상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폭격으로 30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MSF는 이날 미군의 공습이 이뤄지던 중 오전 2시8분께 환자들을 치료중인 트라우마(외상치료)센터가 심하게 폭격당했다고 밝혔다.
폭격 당시 병원에는 105명의 환자 및 간병인과 아프간 의료진과 각국의 의료진이 80명 넘게 있었다고 MSF는 전하면서 실종자 명단과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의료진은 모두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MSF는 폭격 당시 탈레반 반군의 (병원 내)존재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의료진이 탈레반에 의해 숨진 건지, 아니면 정부군이나 미군에 의해 사망한 것인지는 즉시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탈레반이 쿤두즈를 장악하자 아프간 정부군은 미군 공습의 지원을 받아 지난 1일 탈환한 후 계속 교전을 벌여오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은 전날 시내로 진군해 시내에 남은 탈레반 요원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교전을 벌인 것을 전해진다.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국방부는 경·중화기로 무장한 '테러리스트(탈레반 대원)'가 보안군과 총격전을 벌이는 동안 병원 안으로 들어와 환자와 의료진을 방패로 삼았다고 밝혔다.
다우라트 와지리 국방부 부대변인은 중무장 헬리콥터로 (탈레반)무장대원들에게 발사했기 때문에 (병원)건물에 손상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공습 당시 10~15명의 테러리스트가 병원 안에 숨어 있었다고 전하면서 "병원에 숨어있던 테러리스트는 모두 사살됐지만 우리는 또한 의사들을 잃었다"고 말했다.
내무부는 공습 중 병원에는 외국인 15명을 포함해 의료진 80명이 있었으며 이들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확인해줬지만 공습의 유형과 병원의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이번 인명피해는 지난달 29일부터 이어온 쿤두즈 부근에 대한 미군의 12번째 공습에서 발생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 브라이언 트리버스는 이날 성명에서 "미군이 오전 2시15분께 쿤두즈에서 공습을 벌였고 이 때문에 인근 의료시설에 부수적인 피해를 줬을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아프간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가니 대통령이 존 캠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설명을 전해들었으며 캠벨 사령관은 사상자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다.
가니 대통령과 캠벨 사령관은 사건에 대해 합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폭격 당시 병원 안에는 탈레반 무장대원이 없었다"며 "아프가니스탄 정보당국이 고의적으로 병원에 대한 공습을 지시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