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지난주 성지순례 압사 사고로 숨진 약1100명의 사진을 자국 주재 외교관들에게 배포했다고 인도와 파키스탄 당국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은 이날 사우디 당국이 배포한 이 사진이 모두 성지순례 참사 사망자라면, 이는 애초 공식 발표된 사망자 769명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또 사우디 당국은 이날 이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지난 26일 사우디 보건부가 발표한 사망자는 769명, 부상자는 934명이라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성지순례 참사 담당자인 집권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소속 타리크 파잘 쵸드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우디 당국이 각국 외교관들에게 압사자 사진 약 1100장을 배포했다며 이 사진들은 사우디에 있는 각국 대사관에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업이 사망자 신원확인이라고 보면 사진들의 장수가 압사 참사에 대한 사우디의 공식 사망자 집계”라고 말했다.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사우디 관리들이 성지순례를 하다 참사한 1090명의 순례자 사진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하지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메카 인근 성지인 미나에 있는 좁은 도로에서 2차례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 앞에서 매일 사우디 압사 참사에 대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 국영 언론도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참사 사망자가 당초 공식발표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국영 TV 방송사는 이날 오후 이 같이 보도하면서 사우디 압사 사고에 숨진 자국민이 228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유엔 총회에서 사우디 압사 참사에 숨진 수백명의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며 사우디 압사 참사는 책임자들의 무능과 과실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나이지리아의 하지 담당 위원회의 압둘라 무크 타르 의장은 하지 순례에 나선 자국민 중 56명이 숨지고 7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쵸드리 의원은 자국민 4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모로코에도 최소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현지 국영 통신사 MAP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