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연세대학교 법인 이사회(이사장 김석수)는 지난 7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18대 총장 선임과정의 기본 틀을 의결하고, 이사회에서 선임한 총장에 대한 교수 평의회의 인준 절차와 인준 투표를 실시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사회는 대신 투표가 아닌 방법으로 전체 교수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교수평의회와 논의를 계속하기로 하였다.
인준제도는 2011년 17대 총장선임 시에 처음 도입된 제도로서 물색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선임한 총장에 대해 다시 교수 평의회에서 인준투표를 실시하는 것으로서, 당시 이사회는 이 제도를 17대에 한하여 적용한다고 의결하였고, 선출지침을 통해 전교에 공시한 바 있었다.
연세대학교 이사회는 그동안 18대 총장선임을 위해서 선진명문대학의 사례를 분석하고, 대학의 미래 발전에 적합한 제도를 모색하기 위해 많은 논의를 해 왔다. 총장 선임의 법적 기반인 현재 사학법령과 학교 법인 정관에는 총장은 이사회에서 선임하여 이사장이 임명한다고 정해져 있으며, 그 외에는 어떠한 절차도 정해진 바 없다. 이에 지난 4월에 열린 이사회에서 제 18대 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총장선출제도 소위원회(위원장 피터 언더우드 이사)'가 구성되었다. 이 소위원회에서는 수차례의 회의를 거쳐 최종 검토 안을 지난 7월 이사회에 상정하였으며, 그동안 교내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 9월 7일 이사회는 최종 총장 선임절차를 의결하였다.
또한 전 현직총장의 경우에도 물색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확정하였다. 이로서 모든 후보들은 물색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한편 정갑영 총장은 이번 총장선출제도를 논의하는 이사회에는 이해 당사자로서 제척사유에 해당되어 참석하지 않았다.
이사회는 이사회의 임무가 학교 구성원들이 교육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선진적인 인적 · 물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있으며, 그 인적 토대로서 대학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총장의 선임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제 18대 총장 선임에 있어서도 연세의 설립 정신을 수호하고, 대학 안팎의 위기에 대응하며, 대학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총장을 임명하고자 함을 밝혔다.
이사회 인준제도의 문제를 지적
재단 이사회가 인준 투표를 실시하지 않기로 한 주요 배경은 글로벌 명문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선진화된 사학의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다양한 인준 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인준 투표에 의한 방식으로는 학내의 여러 개혁을 도모할 수 있는 총장을 선임하기가 어렵고, 인준 투표는 직선제 투표와 유사하게 학문의 구성단위가 선거로 동원될 수 있으며, 인준 투표는 학내 구성원간의 반목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이다. 또한 학내의 다양한 이익을 합리적 판단으로 조절하고 통합해나가기보다는 특정 집단이나 이익을 과다하게 표출하거나, 미래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무분별한 인기영합의 공약이 남발할 수가 있다는 폐해 등도 지적되었다.
연세대학교는 2014년에 이미 교무위원 선출과정에서도 긍정보다 부정적 요인이 많다는 판단에서 학교 전체 교무위원의 선출에 있어서 직간접 투표와 인준 투표를 폐지한 바 있다. 이사회는 세계 선진 대학들에 있어서도 보다 훌륭한 총장을 선임하는 데 노력하지만, 인준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은 지양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인준이 아닌 소통의 방법으로 교육, 연구, 치료, 봉사 등 대학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적합한 총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