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아침 서울은 영하 16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55년 만에 가장 추운 온도를 기록하는 등 '북극한파'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찬 대륙성고기압의 확장과 북극발 한기의 영향으로 이날 아침 중부지방의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전국에 이틀째 혹한이 들이닥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17.1도를 기록하면서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것은 물론 1957년 2월11일 -17.3도까지 떨어진 이래 2월 기온으로는 55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이날 오전 9시 현재 서울의 체감온도가 -23.7도까지 떨어졌다.
또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지 않던 제주 서귀포의 기온까지도 -1도까지 떨어져 전국이 영하권의 혹한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철원은 최저기온이 -24.6도로 더 떨어지면서 전날에 이어 역대 2월 최저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영월(-21.0도), 문산(-19.7도), 동두천(-18.1도), 상주(-15.5도) 등도 2월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았다.
대구 -12.4도, 전주ㆍ울산 -11.6도, 순천 -11.1도, 부산 -9.9도, 광주 -9.7도, 진주 -9.4도 등 남부지방에서도 수은주가 -10도 안팎에 머물면서 강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5km 상공에 -30도 이하의 차가운 공기가 내려온 것이 이번 한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강원 영서와 경기ㆍ충북 대부분 시ㆍ군, 경북 내륙에 한파경보, 서울과 인천, 충남, 남부 내륙 지방 등에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기온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호남 서해안 지방에는 대설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밤사이 비교적 많은 눈이 내렸다. 이날 오전 9시까지 고창 6.8㎝, 목포 5.3㎝, 광주 0.7㎝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강추위 속에 충남 서해안과 호남, 제주도에는 또 눈이 내릴 전망으로 제주 산간에 최고 30cm, 호남지방에도 3~10cm의 많은 눈이 예상된다.
주말에는 추위가 잠시 누그러지겠지만 다음 주에 다시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대륙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확장하면서 이달 말까지는 기온 변동폭이 무척 큰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한편, 러시아와 동유럽에서도 1일(현지시간) -20~-50도의 한파가 몰아쳐 최소 89명이 목숨을 잃고 학교가 임시 휴교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면서 지구촌도 한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러시아 기상청은 수도 모스크바의 낮 기온이 -20도 안팎까지 떨어졌고, 일부 지역에선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등 혹한이 이번 주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추위로 모스크바에선 지금까지 1명이 숨지고 10명이 입원했으며 러시아 전역의 많은 학교가 임시 휴교 조치됐다.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의 추위는 더 심해 -30~50도를 기록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서도 기온이 -30도 이하로 떨어져 지금까지 40명이 사망하고 500~600여 명이 입원했다.
폴란드에서도 -30도의 혹한이 몰아쳐 20명이 사망하는 등 동유럽 전체에서 기록적 한파로 89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40년 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어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