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네팔의 한 선교사가 본지로 보내온 간증입니다. 10일 간의 금식기도 후 체험한 다양한 은혜들을 적은 것입니다. 여전히 십자가만을 붙들고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주의 종들이 있기에 아직 교회엔 희망이 있습니다.-편집자 주
지난 2011년 12월 10일 부터 10일 동안 금식기도를 한 후에 10일 간 잠을 자고나니(무슨 잠이 그렇게 많이 오는지 죽 한 그릇 먹고 자고 또 자고) 벌써 연말이고 어느덧 새해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은 컴퓨터 화면이 새패랗게 보이지만 제 금식기도 일대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종강파티를 하고 한국 MBC 방송국에서 취재를 와서 인터뷰를하고(취재는 이곳에서 많은 네팔 자매들이 한국에 가는데 얼마나 정착하는지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네팔 자매들을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예수를 알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보지 못했지만 작년 12월 중순경 MBC <우리말 나들이>라는 프로그램에 방영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난 2011년 12월 10일 금식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연 중 1차로 드리는 별미의 것인데 감사하는 마음으로 믿음으로 드리려고 애를 쓰면서, 시작하기 전날 통증이 조금 많이 있어서 약을 먹다가 혼자 생각에 이제 금식기도를 하면 그 정도 통증 정도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약을 끊고 금식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내방객이 있어서 네팔 목사님들과 그리고 성도들 상담을 하고 늦게 자리에 누웠습니다. 밤에 발이 통통하게 붓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끊으니 통증이 서서히 발동을 시작하는 것이지요. 아침에 일어나니 발등에서 종아리를 거쳐서 무릎까지 부어올랐더군요.
낮시간은 성경을 읽으면서 바울의 전도 열정을 되새김질 했습니다. 루스드라에서 날 때 부터 앉은뱅이된 자를 고치는 역사를 저도 직접체험하는 것으로 착각을 하면서, 돌에 맞아 죽을 고비를 넘기는 바울, 그러나 전도 열정 만큼은 식지 않는 바울을 보았습니다. 저는 기도했습니다. 바울의 전도 열정을 비록 제가 부족하지만 이어가기를 원했습니다.
선한이웃 바나바를 보면서 꼭 이런 동역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루디아 자주장사를 보면서 우리 주님 미리 준비하신 예비한 일군들, 그리고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시는 주님의 섬세한 손길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바울을 향한 저의 전도의 열정은 점점 배가되고 눈물을 흘리고 감격하면서 그의 고난을 내 고난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너무 평안하고 쉽게 복을을 전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낮시간을 보냈습니다. 밤이 문제였습니다. 학교는 종강을 했기에 빈 학교에 홀로누워서 통증과 싸워야 했습니다. 너무나 아픈 나머지 소리를 질렀고 잠들기를 원하면서 새벽에 잠시 눈을 붙였는데 벌써 아침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두 다리가 모두 통나무 기둥처름 되는 데 4일이 걸렸습니다. 스텝과 교회 가족들은 저더러 병원에 가자고 난리입니다. 택시를 부르고 이제 앰브란스를 부를 판입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가장 좋은 치료비방을 가지신 최고의 의사입니다.”
그날 밤이었습니다. 꿈에서 한 개의 갈색 보석 주사위가 제 앞으로 굴러왔습니다. 그러면서 음성이 들렸습니다.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나음을 입었고 채찍에 맞음으로 고침을 받았으며 십자가에 피흘려 죽으심으로 영생을 얻었느니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밤새도록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습니다. 그리고 새벽의 동트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스텝들이 와서 보고 놀랐습니다. 통나무 크기만 했던 제 다리가 반으로 줄어들었던 것입니다. 할렐루야! 학생들이 보고는 놀라워합니다. 병원에 가자는 이야기는 없어지고 함께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제가 병원에 갔다든지 약을 먹었다든지 했다면, 아마 일주일 간은 소변을 보러 갈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의 존엄이 훼손되는 걸 어떻게 지켜볼 것인가. 저는 하나님의 종이고 목사요 선교사입니다. 바울과 같은 열정을 품기를 원하는…….
힘주시기를 기도하면서 누웠다, 일어나 앉았다를 반복했습니다. 10일, 240시간의 금식기도를 마치고 여러 사람들이 저의 발과 다리를 보면서 최고의 의사되시는 예수님을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금식기도 후 30일이 지났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금식을 마친 후 다음날 제가 인사불성 혼수상태가 되자 교회식구들이 저를 병원에 데려갔나봅니다. 저는 잘 모르는데 여러 가지 검진 결과 면역력 등 여하튼 생명이 있는 것은 정신력 뿐이라고, 빨리 한국으로 가야한다고 의사가 말했나 봅니다. 제 생각에도 몸을 보호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온 몸이 모두 아픈데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죽으면 고향 춘천 선산에 부친께서 누우신 자락 옆에 눕게된다는 생각에 감격스럽기도합니다. 아마 제가 부친을 너무도 사랑하고 존경해서 그런가 봅니다. 하지만 고향 선산에 눕기 보다는 한때 선교했던 중국 우딩 대흑산 2908미터의 자락에 눕고 싶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사천성이 바라보이고 동서 남편으로는 장엄하게 펼쳐진 구릉을 따라 산자락 마다 제가 다니며 돌보던 교회들이 있고…, 그 곳엔 정말 아름다운 사연들이 많습니다.
그곳에서 웅장한 대지에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깨어나고 온통 산천초목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를 들을것입니다. 낮이면 고개를 넘는, 사랑하는 우리 성도들 비석에 앉아 지난 이야기들을 할 것입니다. 아마도 제 제자들은 어린 자녀들을 무릎에 앉히고 한 한국인이 이곳에 뭍혀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는 한국인이었으며 목사였고 이곳 우딩을 너무도 사랑했던 사람…, 이제 한 줌의 흙이 되어도 이곳에 있다고.
인적이 끊긴 밤이 되면 많이 적적하고 쓸쓸할 것 같지만, 우딩 교회의 한 부분이 되고 싶습니다. 꼭 지금 죽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가 많이 아팠지만 집에도 연락을 안했는데, 걱정을 많이 하겠지요. 9년 가까운 세월, 밤이면 밤마다 낮이면 낮마다 오로지 선교의 열정 하나만을 가지고 살았더니 이제 몸이 이렇게 병이 났습니다. 체중이 90kg이었는데 이제 74kg이 되었습니다.
금식기도를 끝내고 며칠 후 생긴 일이었습니다. 밤에 묵상을 하고 잠이 들었는데, 귓가에 소리가 들렸습니다. “물 한 방울 주세요.”하고. 깜짝 놀라서 깨어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시 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물 한방울 주세요”하고 같은 음성이 몇 차례 더 들렸습니다. 무슨일일까, 생각했습니다.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 때에 누가복음 16장을 기억했습니다. 지옥에서 타는 듯한 목마름으로 혀에 물을 찍어 달라는 부자의 외침을……. 그 이후로도 저를 향해 물 한 방울을 달라며 아우성을 치는 음성을 물리치지 못했습니다.
내 형제들에게 복음을 전해 주세요. 그래서 이 곳 불붙는 곳에 오지 않도록 해주세요. 간절함으로 호소해 오는 소리를 듣고 저는 가슴을 떨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