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몇 명에게 병을 옮길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기초감염재생산수(RO)가 국내에선 기존에 알려졌던 0.6∼0.8명보다 6배 이상 많은 4명인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24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 최재욱 교수팀이 이달 11일 기준으로(126명의 확진자 중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1명 제외) 메르스의 RO를 조사한 결과 국내는 4.0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감염력보다 6배 이상 웃도는 결과다.

다만 연구팀은 이 수치는 현재까지 알려진 제한적인 역학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된 추정치여서 앞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나왔을 때 기존 RO(0.6∼0.8)에 근거해 감염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슈퍼전파자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최 교수팀은 추정했다.

최 교수팀은 대한의사협회지 특별기고에서 "메르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폐 아래 부위를 침범해 감염되기 때문에 일반 환자들은 기침을 해도 메르스 바이러스가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폐렴환자 등 호흡보조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선 언제든지 에어로졸(미립자) 형태로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메르스의 경우 사스와는 달리 지역사회에서의 공기감염 위험성에 대한 명백한 역학적 증거가 없다"며 "메르스가 지역사회 내에선 공기감염의 우려가 없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한 명을 슈퍼전파자가 80여명을 감염시킨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2003년 중국 베이징에선 3명의 사스 환자가 각각 10명이 넘는 2차 감염자를 발생시켰다. 싱가폴에선 2003년 사스에 감염된 238명 가운데 5명의 슈퍼전파자가 나와 한 명이 최대 37명까지 전파시켰다. 베트남에선 33명의 사스 감염자 중 슈퍼 전파자는 없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2차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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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메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