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남부 신드주(州)에서 폭염으로 최소 122명이 숨졌다고 AFP, BBC 등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보건 당국은 사망자 중 대부분이 지난 주말 신드주 주도 카라치 등지에서 45℃까지 치솟는 폭염에 숨졌다고 밝혔다.
신드 주정부 보건부의 사예드 망네조 장관은 AFP에 "지난 20일 이후 폭염으로 카라치에서 114명, 신드주 3개구에서 8명 등 모두 1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속출해 주정부는 주내 병원 전체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의사 등 의료진을 대기하고 의약품 비축량을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부터 남부 항구 도시 카라치의 날씨는 종전 최고 기록인 1979년 6월 47℃와 거의 맞먹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라치의 국립 진나종합병원의 응급실 담당인 시민 자말리는 이날 BBC에 "이 병원에서만 100명 넘게 숨졌고 대부분 노인"이라며 "사인은 모두 열사병"이라고 밝혔다.
그는 "열사병으로 병원에 온 환자들은 고열에 의식은 있으나 탈수와 발작 증상도 보였다"고 전했다.
현지 자선단체인 에드히복지기구(EWO)의 안와르 카즈미도 이날 AFP에 "EWO가 운영하는 150구 규모의 영안실에 열사병 사망자 시신이 몰려 유족이 나타나지 않는 시신 30구를 매장해 여분의 공간을 마련해야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기상청은 뜨겁고 습한 날씨가 22일까지 계속됐다가 23일에는 점차 내려갈 것이라고 예보했으나 의사들은 시민에게 되도록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가벼운 면 소재의 옷을 입으라고 조언했다.
앞서 나와즈 샤리프 총리는 전력공사에 라마단 기간 정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총리실이 밝혔으나 인구 2000만 명의 카라치에서는 폭염에 정전이 잦아지자 일부 지역에서 시민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으며 정전에 수돗물 공급 시스템이 멈춰 수돗물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카라치 대학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폭염으로 시험을 최소 1달 간 연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