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남편을 간병하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됐던 80대 여성이 숨졌다. 그는 지난 3일 사망한 36번(82) 환자의 배우자다.
보건당국은 이들 부부의 유족에게 국비 위로금 등과 같은 보상을 검토 중이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숨진 82번(83·여) 환자는 5월28~30일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남편인 36번 환자의 병간호를 하다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82번 환자는 2005년에 백내장 양안 수술을 받았지만, 이를 기저질환으로 보기엔 어렵다. 면역력이 낮은 80대라는 고령이 치명적인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36번 환자는 천식과 고혈압으로 입원한 상태였고, 5월28일 16번(40) 환자와 같은 병실을 썼다.
16번 환자는 5월15~17일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68)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다가 감염된 후 대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을 들렸다.
역학조사팀 이형빈 역학조사관은 "36번 환자가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당시 부인인 82번 환자가 옆에서 간병하면서 동시에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백내장 수술은 기저질환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 "82번 환자가 고혈압을 앓고있던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연세가 82세여서 '고령으로 인한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이들 부부의 유족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권덕철 총괄반장은 "화장을 해서 모셨기 때문에 아직 장례가 대부분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관련법에 따라서 이 분(유족)들에게 적절한 위로가 될 수 있는 지원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82번 환자 외에 31번(69), 77번(64) 환자도 결국 숨졌다. 이로써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총 23명으로 늘었다. 치사율은 13.9%다.
31번 환자는 결핵과 고혈압을, 77번 환자는 고혈압·천식·괴사성 췌장염·복강 내 감염을 각각 앓고 있었다.
보건당국은 당초 치사율이 10% 안팎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지난 13일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찍은 이후 줄곧 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사망자 중 남성이 16명(70%)으로, 여성(7명)의 2.3배나 됐다.
연령별로는 60대가 8명(35%)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70대 7명(30%), 50대 4명(17%), 80대 3명(13%) 순이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사망자는 전체의 91%(21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