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초기 방역에 실패했던 보건당국이 이번에는 의심 환자들에 대한 확진 검사 결과가 엇갈리는 혼선을 빚고 있다.
17일 추가 확진된 155번(42·여)과 156번(66), 157번(60), 161번(79·여) 환자는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과 양성이 번갈아 나오면서 증상이 나타난 지 5~10일만에 확진을 받았다.
155번 환자는 이른바 '슈퍼전파자'인 14번(35) 환자가 머물렀던 시기인 5월26~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다녀간 뒤 6월4일 첫 의심 증세를 보였다.
닷새 후인 9일에는 고열까지 보였지만 1차 검사(실시일 6월10일)결과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12일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156번 환자는 6월1일 미열이 감지됐지만, 본격적인 발열이 시작한 것은 6월2일부터다. 하루 가량 늦어진 1차 검사는 5일에야 나왔고, 여기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튿날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받아 든 결과는 다시 음성이었다. 결국 10일 재검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났다.
157번 환자 역시 5월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내원한 뒤 3일 후인 5월30일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검사를 한 결과 음성이 나왔고, 3일 2차 검사에서는 '판단 불가(indeterminate)'라고 나왔다.
5일 당국에서 실시한 검사도 음성이었지만 11일 양성으로 확진됐다. 증상을 보인지 12일만이었다.
161번 환자는 코호트격리(병원 내 격리) 기간이던 6월10일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코호트격리 해제가 된 6월14일 퇴원했다. 그러나 이틀 전인 6월12일 발열 증상이 나타난 탓에 2차 검사가 이뤄졌고 여기서 '판정 불가'가 나왔다.
그 뒤 3차 양성(6월15일), 4차 양성(6월16일)으로 확진됐다. 이 환자는 5월27일 17번(45) 환자와 평택 굿모닝병원의 같은 병동을 썼다가 바이러스를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5월27일~29일 확진자에 노출된 사람들 중 검사가 지연되면서 지금까지 추가 확진 환자가 나오고 있다"며 "검사가 양성과 음성을 오가면서 확진자로 판단하는데 시간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권 반장은 "잠복기 끄트머리에 검사가 이뤄지면서 바이러스 양이 미약해 양성과 음성으로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 같다"며 "보건복지부에서 조사지원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실시해 확인한 결과 더 이상 이 같은 검사 지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