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신학단상' 은 평신도들의 신학적 소양 함양(涵養)을 위해 각종 행사 등에서 신학자 및 목회자들의 발제문을 뽑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학교대학원 목양동 2층 세미나실에서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샬롬나비·상임회장 김영한 박사) 주최 제10회 샬롬나비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한 김영한 박사의 발제논문을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첫 번째 편. <편집자주>
■ 머리말
교인 수만 명을 헤아리는 메가처치(Megachurch)들과 대형교회들이 주변의 교인들을 빨아당김으로 개척교회와 소형교회들이 존립의 위협에 직면하는 가운데 '작은교회들을 살리는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다. 교인 수가 몇 명 되지 않는 교회와 미조직ㆍ미자립 교회가 한국 교회의 60-80%를 차지한다. 지난 10년 사이 성도가 2만명에 이르는 대형교회로 성장한 분당우리교회 담임목사 이찬수는 2012년 7월 주일예배 설교에서 "향후 10년이 지나면 교회 해체 작업을 시작해 교인의 절반 정도 또는 4분의 3이 교회를 떠나 우리 교회보다 약한 교회를 돕도록 하겠다"며 대형교회 포기선언을 했다. 당시 650억원을 들여 매입한 건물 역시 10년 후에 되팔아 교회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오늘날 메가처치를 포기하는 모범적인 패러다임의 변화의 이정표라고 볼 수 있다. '안나가'를 거꾸로 하여 붙인 명칭, '가나안'신자들, 기성교회를 거부하는 신자들이 많아져 성장지상주의를 추구했던 한국 교회는 이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사람들은 교회가 전하는 복음에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한국 교회 80% 이상은 미자립 교회, 곧 작은교회다. 매년 세워지는 교회보다 문을 닫는 작은교회들이 훨씬 많은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수 년 전부터 '작은교회가 살아야 한국 교회가 살 수 있다'며 작은교회를 세우는 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희망있는 일이다.
I. 작은(강소형)교회: 탈성장 시대 속 개신교 신앙 위기의 대안
한국의 개신교 신자 비율은 인구대비 18.3%(2005년 통계. 8,616,438명)인데, 그중 대형 교회의 수는 거의 1천 개에 육박한다. 한편 1만 명 이상의 교회를 초대형교회라고 부르는데, 지난해 churchrelevence.com이 발표한 미국 초대형 교회 리스트에 따르면 70개 정도의 교회가 여기에 속하며, 이중 2만 명 이상의 교회는 7개다. 그런데 교회성장연구소장 홍영기가 저술한 '한국 초대형 교회와 카리스마 리더십'은 13개 교회를 초대형 교회로 분류하고 있고, 이 책에 준해서 '복음과 상황'이 추산한 초대형 교회는 14개다. 이 중 성인출석 교인 2만 명 이상의 교회는 7~8개나 된다. 요컨대 한국에서 교회 대형화 현상은 미국보다 더 뚜렷하다.
1970년-80년대 성장 시대에는 사회와 교회간의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호 연동성이 높던 시대에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심지어 청년 계층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종교로 개신교가 꼽혔었다. 그때에도 개신교는 일방주의와 배타주의적 성향이 강한 '무례한 종교'였지만, 그것에 대한 사회적 저항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대성장 시대 개신교의 성장주의 담론은 이농(離農)자 등 사회 주변계층을 대대적으로 포용하여 이들을 능동적인 사회적 생산자층으로 재무장화함으로써 사회의 긍정적 시선이 많았다.
한국사회는 1990년대를 기점으로 저성장시대에 돌입했고, 1995년 이후에는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하게 됐다. "탈성장"이란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하는 용어다. 첫째는 외적 변화의 요청이다. 성장지상주의의 청산을 도모하는 탈성장주의 기획은 교회뿐 아니라 전(全)지구적인 시대의 요청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함축되어 있다. 둘째는 내적 변화의 요청이다. 한국교회의 성장지상주의가 너무 지나친 탓에 어떠한 대안적 기획도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대형교회 중심적인 내적 제도의 청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청산은 작은교회를 요청한다는 것이다.
작은교회는 규모가 작고 자원이 부족하지만 대형교회가 가질 수 없는 요소를 가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작은교회는 더 소통적이며 덜 배타적이다. 또한 작은교회는 자기 소유의 공간을 가질 수 없기에 목사의 공간과 평신도 공간의 이분화를 특징으로 하는 전형적인 교회 공간을 실현시킬 수 없다. 때문에 목사와 평신도는소통적이며 친화적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II. 한국교회 안의 작은(강소형)교회 운동
부산지역 교인 100명 미만의 작은교회를 살리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장성만의 작은교회 운동, 이보관의 작은교회 운동, 고영수의 강소형 교회 사역, 박종서의 작지만 위대한 교회 등이 있다.
1. 이보관의 작은교회 운동: 부성 목회 대신 모성 목회 제안
2007년부터 작은교회 운동을 시작한 이보관(목사. 장로교합동연합 총회신학연구원 학장)은 최근 '작은교회운동전국연합'의 인터넷사이트(www.scmnu.org)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했다. 2010년 '작은교회운동전국연합'을 결성한 대표 이보관은 말한다. "작은교회 운동은 지나치게 조직적인 측면에서만 교회를 이해해 신자들의 교회 의존도가 심화하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성경에서는 '예수 믿는 나 자신이 교회다'라고 돼 있다." 그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총회신학연구원에서 '모성목회와 작은교회운동'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연구활동도 활발히 벌렸다. 그에 의하면 "현재 약 150개 정도의 교회가 활동을 같이" 하며 "앞으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큰 교회는 작은교회에 재정이나 인력, 프로그램을 나눠주고 작은교회는 열등의식이나 소외감 대신 자존감을 갖고 교인들을 섬기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한다.
이보관은 2009년 내놓은 저서 『예수가 권하는 이 시대의 목회』에서 예배당에 안주해 교인들을 불러모으는 목회보다는 찾아다니는 목회, 어머니 같이 개별 교인들을 살피는 모성목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어머니의 마음가짐으로 목회에 나서야 합니다. 단지 건물뿐인 예배당을 중시하면서 대형교회 위주의 목회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예수님의 본 뜻과 맞지 않습니다." 그는 현재 영등포의 지하공간에서 교인 5명이 모인 작은교회를 열어 목회를 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대형 교회가 작은교회를 지원하고, 일부 교단은 작은교회 지원 시스템도 갖추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2. 장성만의 작은교회 운동
'작은교회 희망연합'(총재 장성만 목사)은 2011년 10월 20일 부산 동서대 문화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작은교회 목회자부부와 개척준비 목회자부부 등 각계 대표 300여명이 참석했다.
'작은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산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출범한 '작은교회 희망연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교회의 상생·공유·동반성장과 목회자 부부의 영성 및 자존감 회복, 교회의 필요부분 충족, 은사와 재능 공유, 다음세대의 신앙계승, 위기청소년 돌봄, 사회봉사 공동 실천 등이다. 이를 위해 희망연합은 대형교회 중심으로 14개 사업 팀을 구성, 작은교회 돕기에 본격 나섰다. 사업팀은 교육·시설·부흥·전도·청소년·복지·의료·봉사·여목회자·사모팀 등이다. 희망연합은 부산지역 16개 구·군에 지회를 두고 활동한 뒤 전국 시·도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희망연합은 부산지역 1500여개 교회 가운데 교인 100명 미만 작은교회가 80%인 1200여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희망연합은 이들 작은교회가 동서대 등 부산지역 대학을 선교지로 활용하고,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교회에 파견해 교회학교를 돕도록 하는 것도 한 방안으로 추진 중이다. 과거처럼 큰 교회가 작은교회를 재정 등으로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작은교회 스스로 자립기반을 마련토록 해 주는 것이 최종 목표다. 현재 국내에는 개척교회연합회 등 작은교회를 돕기 위한 기관들이 있지만 지방의 작은교회 목회자들이 직접 상경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성만은 "외로운 작은교회들을 살리는 일은 어렵고 힘든 일"이라며 "큰 교회들이 함께 십자가를 진다는 각오로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 고영수의 강소형 교회 사역
1) 사도적 목회: 사도적 리더 양육
2013년 출범한 '작은교회세우기연합'의 거점교회인 블레싱샘터교회의 담임목사 고영수는 위기에 빠진 지역 내 작은교회들을 세우는 사역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고영수는 1991년 블레싱샘터교회의 전신이었던 제일교회(1976년 설립)에 부임했다. 당시 제일교회는 주일학교 어린이까지 합쳐 30여 명 정도가 출석하고 있었다. 목회하기에 어려운 상황이었고, 지역에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교회도 아니었다. 이후 부지를 옮겨 교회명을 '샘터교회'로 바꿨다가 다시 '블레싱샘터교회'로 변경하게 됐다.
작은교회를 세우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의 출발점은 고영수의 목회철학에서 비롯됐다. 처음 전도사로 교회에 부임했을 당시 하나하나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목회를 배웠다. 사도행전 2장 37절~47절에 나타난 초대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기로 결심하고 '사도적 목회'를 추구해오고 있다. 그는 말한다. "사도적이라는 말은 '보냄을 받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에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은 것입니다. 따라서 내 목회가 아니라 하나님의 목회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좋은 교인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사도적 리더'라고 표현합니다. 보냄을 받은 자로서 세상에 하나님의 영향력(복음)을 끼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직장인이든, 사업가든, 학생이든 사도적 소명의식을 갖고, 자신이 머물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복음의 영향력을 나타내도록 돕는 것입니다."
블레싱샘터교회의 평생표어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세상을 새롭게'다. 마태복음 22장 말씀을 근거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자"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세우신 바른 신앙공동체인 초대교회의 모습을 추구하는 '사도적 목회'로 성도와 이웃, 지역사회, 세계 열방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다짐이다. 목회비전은 300명의 '사도적 리더'(Apostolic Leader)를 양성해 3천 명의 영혼을 구원, 침례 받게 하고, 30명의 선교사를 6대주에 파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A-12 양육시스템'도 만들었다. A는 사도(apostle)라는 뜻이다. 즉, 사도적 리더들은 8명에서 12명까지의 소그룹을 책임지고 양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교회의 경우 구역, 순, 목장, 셀이라고 하는데 블레싱샘터교회는 이를 '샘'이라 칭하고 있다.
양육시스템도 체계적이다. 새가족들은 교회생활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과 함께 블레싱샘터교회를 소개하는새가족 정착과정(4주)과 복음을 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해 성령을 체험하는 새생명과정(4주), 신앙의 견고한 뼈대를 세우는 확신 과정(10주)을 반드시 이수해야만 한다. 이후 사도적 리더로서 헌신할 이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훈련과정을 진행한다. 평신도의 정체성과 소명을 알게 되고, 개인의 경건과 은혜생활을 실제적으로 생활화하는 '개인경건훈련'과 교회 내 샘(소그룹)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과 샘 인턴 리더를 세우는 '공동체훈련 과정'이다.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소그룹을 이끄는 평신도 지도자 양성과정인 '지도자훈련과정'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새가족 도우미 사역 과정 및 일대일 양육과정, 큐티 학교, 성경파노라마, 성경통독학교 등의 선택과정 등도 개설돼 있다.
고영수가 작은교회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자신도 과거 작은교회 목회자로서 많은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10년 이상을 목회해도 부흥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과연 목회를 할 수 있을까라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러다가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도전을 받았다. 그는 말한다. "교회 부흥은 안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흥이 안 되는 것이 기적이라고 강사분이 말씀하셨죠. 그 때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의 교회'가 아니었구나. 바른 신앙 고백위에 교회를 세워야 했는데, 저는 목회의 방향성을 잘못 잡은 것이었습니다." 이후부터 고영수의 목회 방향성은 바뀌었다. 바른 목회의 해답을 찾기 위해 성경을 연구하던 중 '사도적 목회'를 발견하게 됐다. 그동안 해왔던 목회가 무엇이 잘못됐는지 반성하면서 성경적 목회를 추구했다. 그 결과 성도 100명이 150명으로, 다시 300명 이상으로 부흥했다. 현재도 교회는 계속 성장해가고 있다.
2) 강소형 교회 컨퍼런스와 목회 멘토링
고영수는 작은교회 세우는 사역을 전개하는 단체들과의 네트워크 활동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작은교회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종합지원 체계를 만들어 작지만 강한 교회, 이른바 '강소형 교회' 세우는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강소형 교회 컨퍼런스'와 '목회 멘토링'을 통해 작은교회를 적극적으로 돕는 사역을 시작했다. 컨퍼런스에서는 교회를 개척해 설립하는 처음부터 대형 교회를 꿈꾸는 목회와 기복주의, 교회성장주의, 관리중심의 목회에서 탈피해야 하는 이유와 강소형 교회를 왜 세워야 하는지, 미래 목회 패러다임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13년 '제2회 강소형 교회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한국 교회의 위기 극복과 미래목회의 대안으로 '강소형 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개 교회를 선정해 목회 멘토링도 함께 전개할 계획이다.
강소형 교회로 전환하려는 목회자들의 신청을 받아 목회 멘토링도 진행한다. 약 30만 원 상당의 생활비와 전도 용품 및 성경공부 교재 등을 지원하면서 일주일에 소그룹 형식으로 한 번씩 만나 목회 전반에 걸친 교육과 상담, 코칭을 실시한다. 2013년에는 출석 30명 미만인 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9개월에 걸쳐 멘토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모든 교회들이 30~120%의 교회 부흥을 이루었다. 무엇보다 목회자들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목회를 해나가겠다고 결심한 것이 가장 큰 기쁨이며 축복이다.
3) 지역사회의 샘터
교회명에 걸맞게 블레싱샘터교회는 현재 지역사회의 샘터가 되고 있다.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던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섬김 사역을 통해 '교회는 아름답고, 좋은 곳이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위한 사역을 맨 처음 시작했다. 영등포구치소가 있는 구로구 고척동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사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낙후된 지역이었다. 남들 다가는 학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던 것. 그래서 블레싱샘터교회는 '미래학교'를 개설해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지역 청소년들의 교육을 감당했다. 현재는 부모들의 절대적인 지원 속에서 영어스쿨과 영어예배도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교회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기독교적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작은손 봉사회'를 통해 근육병 환자들을 위한 봉사사역, 영등포구치소를 중심으로 하는 교정복지 선교, 교정선교회 신우회를 섬기고, 전도활동 및 사형수 가족들을 위한 콘서트도 개최했다.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섬기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교회 교육관은 매일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의 사랑방이 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40~50명의 어르신들이 교회에 찾아온다. 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복음을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식사도 대접하고, 의료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로구청에서 진행하는 '꿈꾸세'(어린이가 꿈꾸는 세상)라는 어린이날 행사도 주관하고 있다. 이 행사를 처음 맡았을 때, 구로구청은 별로 크지 않은 교회가 이 일을 과연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지만 완벽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이제는 매년 어린이날 행사를 블레싱샘터교회에 맡기다시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에 새롭게 개설된 A은행 부지점장이 담임목사를 찾아와 예배와 기도를 부탁했다.가게나 사무실을 오픈할 경우 보통 고사를 지내지만, 블레싱샘터교회가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전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지역의 대소사(大小事)를 교회와 함께 의논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사도적 목회와 제자
4. 박종서의 '작지만 위대한 교회'
1. 개척교회의 추동력 - 사랑
양지평안교회를 담임 목회하고 아람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샬롬나비 작은교회 이사 박종서는 『작은 울타리 큰 공간』이란 2013년 출판된 저작을 통하여 그가 십수년 동안 해온 목회와 어린이 사역과 작은교회 도우기에 대한 체험을 엮어내었다. 이 저서에서 그는 작은교회와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정신적 애로 사항을 정신분석학적으로 기술하고 우울적 자리의 영성을 제시하고 작지만 위대한 교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교회에 대한 공동체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교회공동체란 기업 조직과 달리 경제적 이익이나 동우회 같은 다른 이해관계로 모인 조직이 아니다. 사랑이란 끈으로 주님이 주신 지상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모인 특수한 공동체이다."
그는 개척교회를 하는 목회자들에게 좌절을 견디는 능력을 갖추라고 말한다. 개척교회란 비언어적 목회다. 사랑이 설교이전에 목회의 기본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영양실조의 환자에게는 시술보다는 돼지 고기 한 근이 필요하고, 유아 시절로 퇴행하는 신자들을 위하여 대신 생각해 주어야 하고, 장애자나 모자라는 교인들은 못났으니까 사랑받아야 하고, 꿈과 비전 이전에 사랑을 주어야 한다. 그는 오늘날 개척하는 목자들에게 다음같이 권면한다. "우리는 사랑할 사람이 널리 있는데도 항상 가르칠 사람을 차고 제자가 될 사람을 찾는다. 개척교회를 움직이는 추동력은 꿈과 비전이 아니다. 세팅된 교회에서는 꿈과 비전이 필요하다.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척교회를 움직이는 추동력은 사랑이다." 이러한 박종서의 통찰은 그가 십 수 년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봉사하면서 터득한, 신학 교과서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목회의 지혜다.
2. 모성형 목회
박종서는 "개척교회가 맡을 수 있는 영혼은 일꾼이 아니라 병든 자들, 힘없는 자들, 상한 갈대들이다"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병든 양들이 느끼는 개인적인 아픔을 담아내지 못하면 개척교회 목회는 목회자에게 더 없는 재난이 된다. 박종서는 오늘날 신학교 실천신학이 가르치지 않는 소외자들에게 가져야할 목회자의 모성적 태도에 관하여 말한다. "개척교회에서는 고통을 통하지 않고 만들어 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의 노모를 보라! 온통 파이고 찌그러지고 구부러져 있지 않은가? 자식들이 다 빨아 먹은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가 있는 것이다. 목사가 찌그러러지고 문드러질 때 성도들은 자라난다." 박종서는 대형교회 지향의 부성형의 목회를 보완하기 위한 모성형의 목회를 말한다. "모성성의 목회는 목회의 그 자리가 목회자가 죽어야 하는 장소이다. 그곳을 떠나는 것은 양을 버리는 것이다. 자녀를 버리는 것이다."
3. 사랑이라는 원시적이고 기초적인 세팅
오늘날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많은 젊은 목회자들이 있다. 박종서는 오늘날 개척교회 실패 원인을 다음같이 지적한다. "개척교회가 실패하는 원인은 경제력, 건물 인프라 구축의 문제가 아니다. 일을 지속하지 못하는 사람, 끈기가 없는 사람, 시험에 드는 사람, 끊임없이 부정적인 역동과 전이를 일으키는 사람, 알코올 중독, 편집증 환자, 우울증 환자, 도벽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문맹 등의 사람들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님은 이들을 사랑하신다(눅 14:21-24)." 박종서는 목회체험에서 말한다. "개척교회가 실패하는 이유는 사랑만 해야 할 사람에게 말씀을 넣으려고 하고 복음을 제시하거나 프로그램을 적용하려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깨닫는 데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이런 기초 없이 다른 프로그램은 결단코 작동되지 않는다." 개척교회 목회에서 좌절하는 목회자들은 박종서의 다음 문장을 읽고 자신의 목회의 태도를 다시한번 점검해야 할 것이다. "달릴 수 있는 말(일꾼)은 개척교회를 찾지 않는다. 그래서 병든 말만 개척교회의 몫이 된다. 그러나 이들은 작은교회에 기회가 되고 여기에 개척교회의 가능성이 숨어 있다." 박종서가 제시하는 작지만 위대한 교회란 상한 양들의 영혼을 버리지 않고 예수의 사랑을 재현하는 교회다. "그들은 예수님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그 사람을 보고 그를 통해서 주님을 보려한다. 버티어 줄 때 그들은 죄에서 자유함을 얻게 된다." "아무리 험악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영혼을 버리지 않고 사랑할만 있다면 개척교회는 자립이 가능하다. 성장 프로그램과 제자 교육, 그리고 여러 가지 좋은 프로그램을 적용하기 전에 이러한 기초 작업, 곧 인간을 이해하고 그들을 품고 담아내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박종서는 "개척교회, 아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박종서의 모성성의 목회태도에서 진정한 민중을 위한 실천적인 목회자의 태도가 엿보인다. 이러한 민중목회는 이데올로기신학 아닌 진정한 헌신과 자기줌이라는 사랑의 정신에서 나오는 것으로 실천없이 이론만 구사하는 민중신학자들이 배워야할 소중한 착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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