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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가 날로 커지면서 초동 대처를 위해서라도 환자가 머문 의료기관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 환자와 의료진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비공개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1일 성명을 내고 메르스 발생 지역과 의료기관 등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복지부가 메르스 발생 지역 의료기관들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면서 비밀주의 방식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이 많고, 전염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된 이상 이런 방식은 오히려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르스 발생 지역과 의료기관 등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해당지역의 주민, 의료인, 학교, 다중이용시설 등 주요기관들이 충분한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 '국민건강국민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환자의 거주지역 등의 정보를 공개하라"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민들이 이 질병에 대해 적절한 예방 조치를 할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격리 대상자가 682명으로 급증하며 이러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환자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탓에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2~3개의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 후 중국으로 건너간 남성도 경기도에 있는 회사 공장을 둘러 본뒤 중국 현지 공장으로 건너간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 달 31일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도 격리되기 전 다른 종합병원 2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이 사이 수 백여명이 직 간접으로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2차 감염자 17명 중 11명은 당초 당국의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상당수는 당국의 통제 밖에서 무방비로 노출됐다가 뒤늦게 격리 조치를 받은 셈이다.

의료계는 적어도 신속한 대처를 위해 해당 지자체와 의료기관에는 환자 정보를 알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감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환자를 격리하고 신속하게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하지만 당국은 추적 조사를 통해 환자와 접촉한 이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료기관 공개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권준욱 메르스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특정시기를 전후해 그 병원에 계셨던 분들은 조사하고 있는데, 병원을 공개할 경우 다른 시기에 해당 의료기관을 이용했거나 의료기관에 종사했던 분들이 불필요한 오해와 과도한 걱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내국인 메르스 환자는 환자분을 포함해서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등도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택격리나 병원격리 등을 통해서 관리되고 있고, 해당 병원에 있던 다른 환자분들도 안전하고 적절하게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의료기관 공개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는 당국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감염병 방역은 정부의 몫"이라며 "지금은 접촉자를 찾고 신속하게 치료하는데 온 힘을 쏟을 때다. 그것 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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