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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2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법외노조로 규정짓는데 근거로 삼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따라 일시 중단됐던 행정소송 항소심 재판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사건 행정소송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황병하)는 이날 나온 헌재 결정에 관해 당사자들이 검토할 시간을 준 후 조속한 시일 내에 변론기일을 열어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헌재가 일단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이는 '법률'에 대한 합헌 여부를 판단한 것일 뿐 처분 자체가 적법하다는 판단으로 확대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헌재도 이날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도 "교원이 아닌 사람이 일부 포함됐다는 이유로 활동 중인 노조를 법외노조로 할 것인지는 행정당국의 재량적 판단에 달려 있다"며 "법원은 그 판단이 적법한 재량 범위에 해당하는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의 쟁점은 교원노조법 2조의 위헌 여부를 비롯해 전교조의 실질적 주체성, 전체 노조원 6만명 중 해직교원이 9명에 불과하다는 점 등이다.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규정한 정부 판단이 헌재의 이날 결정으로 정당성을 획득한 것은 분명한 만큼 1심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도 전교조에게 불리한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법은 특정 사건의 재판부가 특정 법률이 재판의 '전제'라고 볼 경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교원노조법 2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은 전교조의 법적 지위 판단에 있어 재판부가 해당 조항을 비중 있게 고려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당시 재판장이었던 민중기(56·사법연수원 14기) 서울동부지법원장이 올해 초 자리를 옮겨 재판장이 바뀐 상황이기 때문에 쟁점 간 경중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항소심 재판장은 지난해 서울고법에서 형사1부 재판장을 맡았던 황병하(53·15기) 부장판사다.

이 때문에 전교조는 교원노조법 2조가 합헌이라는 불리함을 떠안았더라도 전체 조합원 대비 해직 교원의 숫자 등 실체적 쟁점을 중점으로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항소심 소송을 진행 할 것으로 판단된다.

헌재가 이날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여부는 행정당국의 재량적 판단"이라고 명시한 만큼 항소심 재판에서는 1심 재판부 판단과 달리 전교조의 실질적 활동과 해직교원의 비중이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직 교원들이 포함됐더라도 전교조가 실질적으로 노조 활동을 해왔고 그 자주성이 인정된다면 1심 판결을 뒤집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1심 재판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이 사건 모든 쟁점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줘 전교조에 '전패'의 결과를 안겼다. 1심 재판부는 특히 '6만명 중 해직 교원은 9명에 불과하다'는 전교조 측 주장에 관해 "법외노조 통보는 재량행위가 아니라 기속행위"라며 "고용노동부의 통보가 재량행위라는 전제로 한 전교조 주장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전교조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소헌 신인수(43·29기) 변호사는 "헌재가 전교조 조합원 6만명 중 일부가 해직자라도 전교조의 자주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법외노조 통보를 할 수 없다고 상세히 부가적 설명을 했다"며 "법외노조 통보의 적법성 여부만 보면 오히려 전교조에 유리한 결정이었다고도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항소심 재판부가 전교조의 법외노조 효력 정지 신청 항고를 받아들이면서 전교조는 항소심 선고시까지 일시적으로 합법적 노조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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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노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