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도보 종단을 위해 방북했던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 대표단이 24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으로 넘어왔다.
위민크로스DMZ(WCD) 대표단 30여명은 이날 오전 북한 개성을 출발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 "남북한 정부가 승인해준 행사를 통해 평화를 위한 일보 전진을 이뤄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민크로스DMZ 명예위원장인 미국의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81)은 "우리도 과연 해낼 수 있을 것인지 자신이 없었지만 대화와 화해, 여성 인권을 위한 여정을 성취했다"며 "민간외교를 통한 평화로운 여정을 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당초 이 단체는 판문점을 통과하려 했지만 경의선 육로를 활용하라는 우리정부와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은 전날 평양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아일랜드 출신 반전평화운동가인 메어리드 맥과이어씨는 출정식에서 "지난 조선전쟁과 전후에도 계속된 전쟁책동의 후과로 조선여성들이 겪은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재난에 대해 대표단의 이름으로 진정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전쟁의 참화를 과거의 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정식에선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여성대행진 선언이 낭독됐다. 선언문에는 '세계의 공고한 평화와 안전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 진보적 여성들은 조선여성들과 굳게 손을 잡고 조선의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여성대행진을 계속해나갈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은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를 관광하는 과정에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보도로 '친북 발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타이넘 명예위원장은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한 발언 내용은 절대로 사실이 아니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AP통신 특파원도 확인했다"고 설명하고 "이와 관련해 북한측에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매과이어는 북한 인권문제를 외면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인권은 정상적 상태에서만 보장될 수 있으나 북한은 끊임없는 경제제재 속에서 여전히 전쟁 중이라 인권보장이 어려운 정치적 상황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평화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이번 일을 했다"고 설명하고 "우리는 '친북'이 아니라 '친평화'"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