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전 세계 26개국에 선교사를 파송, 후원하고 있는 방파선교회(회장 고만호 목사)가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제4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리고,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영혼구원 사역을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가기로 했다.
17일부터 진행된 제40주년 기념대회의 마지막 순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각국에서 사역하는 60여 명의 선교사와 가족이 참여한 가운데 예배와 선교대회로 진행됐다. 앞서 20일 저녁에는 충신교회에서 전야제가 열렸다.
각 나라의 고유 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선교사들이 각 국기를 들고 입장하면서 시작된 1부 예배는 대회장 고만호 여수은파교회 목사의 인도로 명예대회장 임은빈 동부제일교회 목사의 기도, 협동총무 박성곤 문정교회 목사의 성경봉독, 충신교회 루디아 찬양대의 찬양, 증경총회장 김동엽 목민교회 목사의 설교로 진행됐다.
'땅의 모든 끝이 여호와를 기억하고 돌아오리라'(시22:22~31)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동엽 목사는 "세계적으로 세속화의 물결과 기독교 복음선교에 대한 거센 도전으로 선교사의 든든한 발판이 되어 온 교회가 약화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는 지상명령이고, 교회에 맡겨진 가장 중요한 사명이므로 선교사와 교회는 뜨거운 열정과 열심으로 선교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복음을 전하는 선교 민족이 남아있는 한 하나님이 분명 이 나라와 민족을 지켜주실 것"이라며 "복음을 희석시키는 자, 선교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 광범위하고 끈질기게 일어나는 기독교인을 향한 테러, 선교사 노후대책문제 부각 등 선교의 여러 장애물이 있지만, 도리어 선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여 앞으로 40년도 열방이 주께 돌아오는 구원의 역사로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헌금시간에는 17일 여수은파교회에서 열린 1차 선교대회에 이어 네팔 지진피해 구호성금을 모금했다. 이후 회계 박기상 시온성교회 장로의 헌금기도, 증경총회장 림인식 노량진교회 원로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2부 40주년 기념 선교대회는 준비위원장 장경덕 가나안교회 목사의 사회로 수석부회장 김용관 봉일천교회 목사의 내빈소개, 대회장 고만호 목사의 대회선언 및 환영사, 선교사들의 삼뽀냐 연주와 스페인어, 크메르어, 스와힐리어, 영어 등 4개 국어 찬양, 방파선교사회 회장 이성춘 독일선교사의 선교사 대표 인사 등이 이어졌다.
고만호 목사는 "40년의 열정을 품고 선교의 길을 달려온 방파선교회의 사역을 생각할 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며 "40주년은 성경적으로도 의미가 큰 해인데, 이 일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해 준 교회, 주의 종들과 멀리서 선교사들까지 와서 동참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이성춘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힘들어져도 한결같이 사랑으로 이끌어주신 방파선교회에 감사드린다"며 "인생의 전반기를 사역지에서 보낸 선교사들이 남은 후반기도 선교회원들의 기도와 관심, 정성으로 더 큰 하나님의 일을 하여 마지막까지 완주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기도와 방파선교회 발자취를 담은 영상 상영 후에는 고(故) 정성균, 장만영 선교사 유가족을 위해 제15대 회장 이상섭 광암교회 목사가 기도했으며, 총회장 정영택 경주제일교회 목사, 4대 회장 윤길원 시온성교회 원로목사의 격려사, 공로패 전달, 박주옥 백석대학교 교수의 축가가 있었다. 또 증경총회장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 아태마닐라장로회신학교 명예총장 김영태 목사, 장신대학교 총장 김명용 목사의 축사, 박주옥 교수가 대독한 부대회장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의 축시, 40년간 방파선교회와 함께해 온 총무 김영곤 목사의 감사의 인사도 있었다.
정영택 총회장은 "한국말을 잃어버릴 때까지 선교지에서 뿌리를 확장, 확산하는 선교사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전했고, 박종순 목사는 "주님이 오시는 그 날까지 선교를 완주하기 위해 더 멀리, 더 크게 도약하는 선교회가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명용 목사는 "전 세계를 다니며 미국, 유럽교회가 약해져 선교사들이 비참하게 선교지를 떠나는 것을 보았다"며 "최후의 보루 같은 한국교회가 뜨겁게 기도하고 세계선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데, 선교비를 끊는 교회가 많아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21세기 세계선교에 빛나는 역사를 한국교회가 만들어나가고, 그 중심에 방파선교회가 있기 바란다"고 축사를 전했다.
김영곤 총무는 "다른 선교회와 달리 두 분의 순교의 피가 흐르는 방파선교회는 친목단체도, 지역선교단체도 아닌 각 교단과 국내외 개인 후원자들이 협력하여 선교하는 단체"라며 "후원교회와 개인 회원들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선교대회를 왜 여느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12년 만에 한국땅에 온 선교사를 비롯해 많은 선교사가 이번 선교대회를 통해 기쁨이 충만했고, 한국교회의 어려움을 이해했으며 정성균선교관을 방문하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명호·서성주·백동인·이정권 은퇴선교사에 대한 표창, 10~30년 선교사(30년 이상 문익배, 20년 이상 최재선·이성춘·전육엽·김은구, 10년 이상 이근수·은영기·황도연 선교사)에 대한 근속 표창, 은광교회 외 교회 75개와 개인 10명에 대한 장기후원교회 시상, 17명의 선교사 자녀에 장학금 전달식이 진행됐다. 또 최재선 탄자니아 선교사, 한경희 니카라과 선교사의 선교보고, 서기 이정원 주하늘교회 목사의 광고, 증경총회장 안영로 목사의 폐회기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1975년 방파선교회 설립에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고 정성균 선교사의 사모 임평수 선교사는 "우리의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뿐 아니라 이 땅에서도 이뤄질 것"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임 선교사는 현재 미국 텍사스 위클리프선교회에서 성경번역사역을 하고 있다.
방파선교회는 지난 17일 열린 1차 선교대회에서 35명의 선교사가 전남 여수, 순천, 광양 지역 미자립 농촌교회를 방문해 사례비 없이 설교와 선교보고를 하며 성도들에게 세계선교의 비전을 심어주었다. 선교사들은 이날 미자립교회의 어려운 현실을 이해하고 오히려 헌금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18일부터 20일까지는 여수와 서울에서 선교사 재교육 차원에서 선교사집중세미나가 열렸으며, 특히 19일에는 여수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 대전 한남대학교 내 정성균선교관을 방문했다. 선교사들은 21일 2차 선교대회가 끝난 후에는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을 견학했다.
한편, 방파선교회는 1974년 정성균 선교사가 후원자 없이 방글라데시로 파송되자 그를 후원하기 위해 1975년 예장통합 소속 교회들이 연합한 방글라데시선교회로 시작했다. 1980년 정성균 선교사가 파키스탄으로 사역지를 옮기면서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의 첫 글자 따서 방파선교회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1984년 정 선교사가 40세에 B형 감염으로 사명한 후에는 이란, 볼리비아 등 오대양 육대주의 '세계 방방곡곡에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의미로 방파(邦播)선교회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사역의 지경을 넓혔다.
현재 26개국에 41가정 75명의 파송 선교사, 고문·협력 선교사가 350여 개 원주민교회를 개척하고 70여 개 초·중·고·대학교를 운영하며, 현지인을 위한 병원사업, 구제사역, 장학사역, 사회복지사역 등을 하고 있다. 예장통합 소속 309개 교회를 비롯해 총 370여 곳의 교회, 개인이 후원하며 지금까지 총 230억 원 이상의 선교비를 지원했다. 선교회는 "앞으로도 선교사 파송과 후원을 원활하고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전국 교회의 후원과 협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방파선교회의 지난 40년 역사를 사진과 함께 정리한 '방파선교 40년, 복음을 안고 열방으로'를 곧 출간하여 국내 신학대, 기독교대학 도서관, 총회 산하 66개 노회와 기관, 기독 언론사, 각국 주요 인사 및 선교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