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이 지중해 난민과 선박을 타고 유럽으로 잠입하고 있다고 BBC가 17일(현지시간) 리비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리비아 정부 자문관 압둘 바시트 하룬이 이날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밀입국 알선 조직이 난민을 가득 태운 배에 IS 대원을 숨겨 밀입국시킨다"고 밝혔다.
유럽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도 올해 초 "외국에 있는 용병이 비정상적 이주 경로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선박을 이용한 난민들의 밀입국 시도는 분명 인도주의 위기이지만, IS 대원들이 난민 선박에 침투해 유럽으로 잠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 영국 주재 이집트 대사도 국제사회가 이에 대해 조치하지 않으면 난민 선박이 테러리스트들로 가득 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중동 지역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와 이집트가 국제사회의 리비아 사태 대응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관심 있다고 지적하며 근거 없이 IS의 유럽 잠입 위협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영국 안보 연구소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리비아 전문가 앨리슨 파르게터는 올해 초 BBC에 이집트가 필사적으로 국제사회로부터 리비아 사태에 관한 중재 역학을 인정받길 바라고 있어 리비아에 있는 IS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하룬은 IS가 장악한 북아프리카의 지역에서 밀입국 알선업자들과의 대화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하면서 IS가 밀입국 알선조직이 난민 선박을 계속 운영하도록 허락하는 대신 수입의 50%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 경찰이 배에 탄 사람 중 누가 IS 대원이고 난민인지 모르기 때문에 IS가 난민 선박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보통 IS 대원은 배에서 다른 난민들과 따로 앉는다"고 설명했다.
영국 던디 대학의 테러 및 난민 문제 전문가인 크리스티안 카우너트 교수는 BBC에 "난민 선박에 IS 대원이 침투하고 있다는 위험 주장은 그럴듯 하다"면서도 "난민 선박이 유럽 지중해 연안으로 몰래 들어오기 때문에 난민 선박에 IS 대원이 타고 있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엔은 리비아에서 2011년 민주화 봉기 이후 정정 불안이 계속되면서 올해 들어서만 5만 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통해 유럽 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