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신학계의 관심이 한국교회 위기타파와 '경제 신학'으로 쏠리고 있다.
한국조직신학회(회장 허호익) 주최로 24~25일까지 충북 영동 단해교회에서 '사회혁신과 교회개혁을 위한 조직신학의 모색'이라는 제10회 한국조직신학자 전국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주제강연과 분과별 논문발표로 진행됐고, 특히 사회학자인 박영신 교수(연세대 명예)와 독일 신학자인 마하엘 벨커 교수(하이델베르크대학)가 초청돼 주제강연을 담당했다.
김광묵 박사의 '장 칼뱅의 기도신학과 한국교회의 영성적 과제', 오성욱 박사의 '교회와 사회에 대한 한국신학의 이해와 밀뱅크의 근정통주의 관점에서 비평적으로 읽기', 심광섭 박사의 '궁핍한 시대에 신학과 교회의 사명은 무엇인가 - 슐라이마허를 중심으로' 등의 발제에서 볼 수 있듯 한국교회 위기진단 및 개혁방안에 고민한 신학자들의 논문이 발표됐다.
또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고찰한 논문들이 발표돼, '경제 신학'에 대한 신학자들의 관심을 반증했다.
심광섭 박사(감리교신학대)는 발제에서 "교회는 위기는 자본지배의 시대에 교회가 자본의 원리를 체화하고 내면화하여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의 자리에 자본을 모심으로써 위기를 자초했고 그 결과 교회는 세상의 하찮은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한국교회의 위기를 지적했다.
박숭인 박사(협성대)는 '신자유주의 시대와 기독교신학의 과제'라는 발제에서 "신학자가 왜 신자유주의를 이야기해야 하는가.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통찰하고자 한다.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는 오늘 우리가 직면한 경제적 상황을 이야기할 때 부정적 함의로 잘 사용되는 개념이다. 모든 기독교 신학은 상황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문제는 기독교 신학이 회피해서는 안 되는 핵심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회 첫 주제강연을 전한 박영신 교수는 '한국 사회와 한국 기독교'라는 발제에서 "가족주의와 경제주의가 하나로 어우러져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삶의 동기와 방향을 정해 주고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의 자리에 올라 삶 그것을 통제하고 있다. 이 삶의 지향성은 가족의 울타리 안에 묶여 있지 않으며 경제 활동의 조직체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모든 영역으로 침투해 들어가 학교와 교회를 포함하는 모든 사회 조직의 구성 원리로 작용했다"며 우리 사회는 '합리스런' 자본주의가 아니라 '친분' 자본주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이 가족주의에 모든 것을 경제 욕구와 그 논리로 삶의 성패를 바라보고 재는 경제주의가 하나로 뒤범벅돼 모두가 자기 집안 본위로 다투어 잘 살아보고자 하는 지극히 한정된 의식 세계를 굳히게 됐다"면서 우리 사회는 가족주의, 친족 중심의 의식 세계에 함몰돼 이러한 현존하는 체제를 돌파할 능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하나의 방법으로 기독교의 초월 사상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모름지기 기독교라고 하면 혈연에 터한 구별을 넘어서고 사회 신분의 차이도 넘어서고 성별의 차등도 넘어서야 했다. 이것이 오래 동안 뿌리내리고 있던 혈연 중심의 종교 의례를 허물고 그 의례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게 된 모든 담벼락을 부수어온 서구 역사의 과정이었다. 막스 베버의 말로 기독교가 '친족이 지난 종교의 중요성을 파괴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됐던 것"이라며 우리 사회 역시 이러한 초월의 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초월의 믿음을 내세우는 기독교는 모든 것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모든 것에 대해 저항한다. 오늘날 이 땅의 기독교는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기독교는 그 정신의 빛에 비춰 체제가 일러주는 대로 따라가는 현실 기독교를 나무라고 꾸짖고 있다"며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가 이 초월의 신앙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날 주제강연 후 분과별 발표 엄주섭 장로(단해그룹 회장)의 특별강연, 벨커 교수의 주제강연이 이어졌다. 대회는 둘째날 분과별 논문 발표와 함께 우수논문시상 및 기념촬영으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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