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이 지중해 난민 문제를 논의하는 긴급정상회의를 개최해 국경 감시업무 예산을 3배로 증액하는 등 해결책을 제시했다.
EU 정상들은 23일(현지시간) 열린 회의에서 EU 국경관리기관 프론텍스의 해상경비 작전 '트리톤' 등 수색·구조작업 예산을 현재 매월 300만 유로(약 35억원)에서 3배인 900만 유로로 증액에 동의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영국 해군 상륙지원함인 불워크함을 포함해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민 구호를 위해 최초 9척의 선박과 여러 대의 항공기를 추가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EU는 밀입국 조직들이 사용하는 선박을 미리 확인하고 파괴하는 등 EU 차원에서 통합 군사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이 같은 작전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유엔의 승인을 얻어내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밖에 초안에서 5000명을 수용하기로 했던 난민시설 수용규모도 늘이기로 했다. 그러나 정확한 인원수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EU가 난민 대책에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구조가 아니라 유입 차단에 초점을 두고 있고, 그 노력 역시 국제사회의 요구에는 못 미친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EU의 제일 작은 회원국인 몰타의 조셉 무스카트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새로운 것이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예산 증가폭도 난민 유입에 비해서는 부족하다고 비난했다.
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난민이 모여들어 골머리를 썩고 있는 이탈리아는 그간 난민 구조와 수용에 대한 비용 분담을 요구해왔으나 이번에도 이에 대한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EU 강대국 독일, 영국, 프랑스를 포함해 회권국 사이 의견 차로 이민자 망명 허락 문제에서는 연대를 이루는 데 실패했다.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안으로는 지중해 난민 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국제 아동인권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뤄낸 합의로 문제 해결에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됐지만 유럽은 바다에서 숨지는 난민을 구조하기 위해 더 분명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