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아야 하지만 협상이 진전됐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다음달로 예정된 부채 상환 연기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내달 구제금융 일부 상환금으로 10억 유로(약 1조1679억 원)를 IMF에 갚아야 한다. IMF와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대가로 경제 개혁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지만, 그리스의 좌파 신정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다음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이 합의하지 못하고 협상 시한인 오는 30일까지 막판 힘겨루기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리스는 당장 오는 20일 8000만 유로의 이자를 갚아야 하며, 5월1일에는 2억300만 유로, 5월12일에는 7억6000만 유로의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는 그러나 현재 보유 현금이 고갈된 상황이어서 사실상 디폴트에 처한 것이나 다름없는 처지이다. 20일로 다가온 8000만 유로의 이자 상환은 어찌어찌해서 갚는다 하더라도 다음달 다가올 이자 상환, 특히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7억6000만 유로의 이자 상환은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지 못하는 한 갚지 못할 것이 확실하다.

◇ 채권단의 요구 사항

유로존 국가들과 IMF는 현대화를 거부하는 그리스에 수십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는 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병에 수백억 유로를 지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IMF로 이뤄진 채권단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24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그리스는 이후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금을 삭감하고 공무원 수를 줄이고 복지를 축소했으며 세금을 인상했다.

채권단은 그리스에 추가금융을 조건으로 정부 조직과 경제 관련 법안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가 세금 탈루를 방지하도록 제도 보안을 주문하고 있으며 긴박한 경영상 필요할 때 기업들이 해고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만들도록 압박하고 있다.

채권단은 또 민영화 프로그램 확대와 연금 제도 개혁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그리스의 국가채무는 3170억 유로로 전년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세계경제포럼에 의하면 그리스의 국제 경쟁력은 81위로 유로존에서 경쟁력이 가장 약한 국가로 분류됐다.

◇채권단의 요구에 맞서는 그리스

지난 1월 총선에서 반 긴축을 공약해 집권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유권자들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그것은 지난 정권들이 동의했던 긴축정책의 폐기다.

치프라스 총리는 부채 감축이 유일한 목표가 될 수 없다며 성장을 위한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이 그리스를 인도적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그리스의 실업률은 25%를 넘어섰고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사람들의 비율은 더 높다고 주장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의 요구 사항인 부자들의 탈세를 막을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지만 다른 요구 사항인 민영화 프로그램 확대와 일자리 보호 제한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채권단에 맞서면서 그리스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높지만, 유로존에서 그리스는 철저히 고립되고 있다.

최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시리자에 대한 지지율은 신민당보다 25% 높게 나왔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여파

그리스가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채권단에 확실한 경제 개혁을 약속을 해야 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유로존에 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했지만, 유로존에서 충격파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은 그리스에 최소한 단기적인 경제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재정 상태에 대한 외부의 감독은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채권단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그리스의 금융 전문가인 야니스 팔라이오로고스는 "치프라스가 결국 채권단의 일부 요구 사항을 수용할 것"이라며 "자신이 속한 시리자를 설득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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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경제 #그리스디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