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돈을 건넨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도 관련 기업 및 테마주들이 출렁이고 있다.
정치인 테마주는 기업의 실제 가치와 무관하게 급등락 하는 경향이 강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지만, 오히려 이런 특성 때문에 더 관심을 끄는 측면도 있다.
우선 성 전 회장이 이끌어 온 경남기업은 15일 상장 폐지됐다. 활발하게 해외사업을 벌이던 2007년 6만원까지 올랐던 경남기업 주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워크아웃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 말 4810원이었던 경남기업 주가는 정리매매 마지막날인 지난 14일 주당 113원으로 마감했다.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의혹 수사 대상에 올라 조사를 받던 중 성 전 회장이 스스로 숨을 끊은 데 이어 증시에서도 사라지는 비운을 겪게 됐다.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주식시장에 입성한지 42년 만이다.
이른바 '이완구 테마주'도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고 말한 사실이 공개된 지난 14일 '이완구 테마주'로 분류된 신성에프에이 주가는 9.19% 급락했다. 신성이엔지와 신성솔라에너지 주가도 지난 14일 각각 9.43%, 3.77%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이 총리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이후 이들 기업의 주가는 소폭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신성그룹주는 성균관대 교육학과를 나온 이완근 신성그룹 회장이 이 총리(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른바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위노바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태로 문재인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궐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노바는 이달 들어 50% 넘게 상승했으며, 이날도 오전 10시24분 현재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상태다.
위노바는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통증 수술을 집도했던 우리들의료재단 이사장의 아들 이승렬씨가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라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