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7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손진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이 청장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 친분으로 옷을 받았다. 구체적인 직무 관련성은 없었다"며 "29년 동안 공직자로 성실하게 근무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구했다.
이 청장은 2011년 5월5일과 2012년 3월24일 인천 용유·무의도 에잇시티 시행 예정업체 부장에게 1벌당 200만원~459만원 상당의 양복 5벌과 44만5000원짜리 와이셔츠 등 2035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10월15일 송도6·8공구 기반시설공사에게 편의를 제공한 뒤 관련 업체로부터 인천의 한 호텔 중식당에서 현금 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청장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19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한편 이 청장 측근으로 알려진 역술인 이모(51)씨 재판도 이날 열렸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는 이 청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인천경제청이 주관하는 공사의 하도급을 수주해주겠다는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밝힌 이씨의 범죄 액수는 40억8430만원에 이른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3년9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건설업체 현장사무실에서 이종철 청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해당 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자신과 친한 업체와 공사 계약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한 가구 회사는 해당 건설업체와 지난해 1월27일 22억770만원 상당의 납품 계약을, 역시 이씨와 친분이 있는 한 건축사사무소도 지난해 2월25일과 같은 해 11월24일 18억3660만원 상당의 인테리어 설계용역을 수주했다.
검찰은 또 인천경제청이 주관하는 각종 사업에도 A씨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13년 '송도 레이더 사업'과 '송도 U-City 구축 사업'을 한 관련 업체가 수주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청장이나 담당 공무원을 소개시켜주는 대가로 이 업체에 활동비를 요구했다.
해당 업체는 2013년 9월5일부터 지난해 10월29일까지 자사 법인카드를 제공, 이씨는 이 카드를 554회에 걸쳐 4000여만원을 사용했다.
이날 이씨 측 변호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공무원 청탁 명의로 이득을 얻은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