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안전관리위원회에서 이완구 국무총리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03.30.   ©뉴시스

정부가 세월호 참사 1년을 맞아 5년간 30억원을 들여 재난 현장 대응역량 강화, 사전예방 시스템 구축, 안전교육 및 안전점검 시스템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한다. 이를 토대로 국민안전처를 중심으로 하는 재난안전관리의 표준화된 틀을 만들기로 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30일 제54차 중앙안전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심의·확정했다.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은 우리의 재난안전체계의 비전과 발전방향을 제시한 밑그림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의 재난안전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혁신하기 위해 총리실과 안전처를 중심으로 17개 부·처·청이 참여한 중장기 종합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23일 마련된 기본방향에 따라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이라는 비전과 '안전이 생활화된 국민, 안전이 체질화된 사회, 안전이 우선시 되는 국가정책'이라는 3대 목표를 가지고 5대 전략 100대 세부과제를 마련했다.

100대 과제는 ▲현장대응역량 제고 ▲재난관리 표준체계 확립 ▲재난대응훈련 강화 ▲안전복지 강화 ▲안전문화 확산 ▲재난안전예방 인프라 확충 ▲생애주기별 교육훈련 실시 등이 담겨있다.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의 주요내용을 보면 먼저 우리나라 재난안전관리의 표준화된 틀을 마련하기 위해 안전처를 중심으로 중앙-지방의 수평적·수직적 협업체계를 구축해 통합적 재난관리체계로 전환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대책본부 사이의 명확한 역할과 책임분담 하에 효율적인 재난관리를 추진한다.

또한 모든 재난에 대해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재난관리표준체계를 마련한다. 이 표준체계에는 현장지휘권 및 책임과 역할을 규율하는 사고지휘체계, 재난대응기관과 동일한 통신을 활용하는 재난통신체계, 재난피해 및 대응상황에 대한 공보창구 일원화(One-voice)와 관련된 재난공보체계, 재난자원 공동 활용 체계 등이 포함된다.

중앙과 지방의 안전관리에 대한 안전처의 총괄 조정기능도 강화된다. 상충되거나 불합리한 안전기준은 정비되고 국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안전기준은 제정되거나 강화된다. 안전처에 안전기준심의의회(의장 안전처 차관)를 두고 분야별로 분과위원회를 설치한다.

또한 재난안전예산 사전협의를 통한 안전예산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재난안전특별교부세 등을 통해 지자체의 안전정책에 대한 조정 기능도 강화된다.

현장의 재난대응역량도 강화된다. 소방과 해경의 조직·인력을 확충하고 상시 훈련을 통해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육상은 30분, 해상은 1시간 이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119 특수구조대는 4개 권역으로, 해경의 해양특수구조대는 5개 대로 연차적으로 확대 개편한다.

또 소방헬기관제시스템 구축,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 확산, VTS와 항만레이더 등도 확대 설치한다.

재난대비훈련도 현장대응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달라진다. 지금까지 재난대비 훈련이 비체계적이고 지속성이 부족했지만 앞으로는 안전처를 중심으로 훈련이 체계화·상시화 된다.

훈련 유형별로 참여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재난관리책임기관이 매년 훈련계획을 세우게 해 상시훈련체계를 강화한다. 훈련내용에 과거사례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를 반영해 실제와 유사한 훈련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매뉴얼도 현장에서 작동 가능하도록 핵심위주, 행동중심으로 간소화하고 전자매뉴얼을 제작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스마트폰용 앱도 개발한다.

지자체 중심의 안전자치(安全自治)도 실현한다. 그동안 지자체는 조직과 예산 부족 등으로 재난관리에서 중앙 의존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앞으로는 지자체가 스스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재난안전 업무를 기획·총괄하는 재난전담조직을 각 시·도에 설치하고 재난안전특별교부세와 소방안전교부세를 지원해 안전재정을 확충한다.

부단체장 등 고위관리자가 재난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해 재난대응 시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도록 역량을 강화한다.

안전처 장관이 갖고 있는 재난사태 선포권도 지자체 장에게 부여해 지역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지역 내 인력과 물자를 동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안전정책조정위원회(위원장 안전처 장관)에도 지자체 부단체장을 참여시켜 중앙과 지방의 협력체계를 다질 계획이다.

또한 어린이와 여성, 기초생활수급가구, 독거노인 등 안전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복지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범정부 안전취약계층 컨설팅단을 꾸려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위험요소를 발굴해 부처별로 해당분야의 위해요소를 개선한다.

재난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대규모 사회재난 발생 시 지원기준을 마련하고 재난구호 대상을 사회재난까지 확대한다. 이재민 구호범위에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한 재난심리 안정사업을 포함시켜 심리상담에서 심리치료까지 지원한다.

이밖에 정부는 국민이 참여하는 자율적 안전관리가 정착되도록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기업 및 민간단체와 협업을 통한 범국민 안전문화 운동을 하고 현장 봉사자에 대한 예우도 강화한다.

특히 재해구호협회 등 재난관련 민간단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재난자원봉사리더(Coordinator)를 양성한다. 이들은 재난현장에서 자원봉사자 안내, 접수, 배치 등의 업무를 공공기관과 협조하면서 수행하게 된다.

또한 재해경감계획(BCP) 수립 등 기업의 자율적 재난관리, 재난보험 활성화를 통한 자기책임주의 강화, 민간참여 안전대진단과 안전신고 활성화 등 민간부문의 자율성·역량·전문성 활용을 극대화한다.

국내 안전산업도 육성된다. 안전대진단을 통한 안전분야 신규 산업수요 발굴, 기업재해경감 컨설팅 등 방재컨설팅, 정보통신기술(ICT), 계측센서 관련산업, 시설유지보수업 등 안전혁신 마스터플랜 과제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정부는 또 부처별 전문성에 기초해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다양한 분야의 안전관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학교안전·에너지·산업단지·유해화학물질·시설물·해양 등 14개 분야의 안전관리가 추진된다.

한편 정부는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수단 외에 향후 5년간 재정소요액인 약 30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예산은 현장대응역량 강화, 사전예방 시스템 구축, 안전교육 및 안전점검 시스템 구축 등에 집중 투자된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라며 각 부처에서는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안전과 관련해서는 시스템을 잘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난 현장에서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재난유형별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론이 아닌 실제적인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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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관리체계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