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20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이 추가로 공급된다.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한국은행·주택금융공사 등은 29일 회의를 열어 안심전환대출 수요가 폭주함에 따라 안심환대출 공급 규모를 총 20조원에서 4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4월3일까지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일괄 접수한다.
◇신청 규모 40조원 넘으면 집값 낮은 순서대로 공급
추가 공급 규모 20조원은 기본적으로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갚고 있는' 은행 대출을 대상으로 한다. 주택담보대출(9억원 이하 주택) 시행일로부터 1년이 지나야 한다.
금리, 취급 금융회사 등은 기존 대출과 마찬가지다. 국민·신한·우리·농협 등 16개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며, 금리는 대출유형별로 2.5%~2.7% 중반 수준이다.
신청 접수 후 20조원 한도가 소진되지 않은 경우에는 종료된다. 신청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4월3일까지 은행 영업점에서 신청한 고객 가운데 택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우선권을 주게 된다.
추가 운영규모 20조원은 주택금융공사의 여력상 공급할 수 있는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더 이상의 추가 공급은 없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안심전환대출 추가 공급 규모는 현재 주택금융공사의 자기자본, 계획된 출자 등을 고려했을 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 방안'에 따라 2014년~2017년 중 주택금융공사에 4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키로 했다.
정부는 안심전환대출을 40조원 규모로 확대하면 '가계부채 구조개선 2016년도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부채 구조개선 2016년 목표는' 고정금리, 분할상환 비중을 각각 30%로 확대하는 것이다.
◇"제2금융권·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는 해당되지 않아"
정부는 안심전환대출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신 구조 및 고객군이 다르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2금융권 대출자의 경우 당장의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분할상환 대출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별로 금리, 담보여력, 대출구조 등이 복잡하고 권역별로 다르기 때문에 해당 금융회사들도 통일된 전환상품을 협의해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며 "디딤돌 대출 등 저금리 주택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고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금융정책국장은 "안심전환대출의 목적은 가계부채 구조 개선"이라며 "현실적으로 구조적인 차이 때문에 제2금융권에서 단일 상품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기존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자도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계속 제외한다. 현재 고정·분할상환 대출을 받아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정책모기지 및 저금리 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
임 위원장은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들의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안심전환대출의 목표는 대출금리를 낮추고자 하는게 아니라, 구조를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금리 변동에 대한 불활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여건 변화에 따라 리스크가 큰 계층의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심전환대출 확대로 은행권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지적에 대해 "실제 은행권 수익 감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은행권도 같은 입장"이라며 "추가적으로 대출 구조개선에 따라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 감면 혜택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차입자 70%가 연소득 6000만원 이하
금융위가 지난 25일 취급된 안심전환대출 1만건(1조1000억원)을 표본으로 분석한 결과, '변동금리 이면서 이자만 갚고 있는 대출'이 '고정금리이자 원금을 갚는 대출'로 전환된 규모는 약 1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차입자들의 평균소득은 4100만원으로 보금자리론의 3700만원과 유사한 수준이며, 6000만원 이하가 약 70% 수준으로 조사됐다.
담보물이 주로 아파트(91%)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주택가격은 약 3억원으로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격(3억4000만원)을 하회했다. 6억원 초과 주택 비중도 10% 수준으로 추정됐다.
임 위원장은 "표본조사 결과 주로 중산층 이하의 수요가 큰 것으로 추정됐다"며 "안심전환대출이 당초 기대했던 정책효과인 구조개선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심전환대출 도입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은 '처음부터 나눠 갚아나가야 한다'는 바람직한 금융관행을 자리잡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안심전환대출로만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가계부채 관리 협의체 등을 통해 미시적·부분적인 관리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