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선언 1주년 기념 'PEACE KOREA 국제 심포지움' 모습.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드레스덴 선언 1주년 기념 'PEACE KOREA 국제 심포지움' 오후 일정이 27일 오전 서울플라자호텔 그랜드볼륨에서 계속되고 있다. 오후 4세션(종교) 발제자로 나선 주도홍 교수(백석대 기독교학부)는 '통일독일에서 바라본 남북통일에서의 교회의 역할'이라는 발제를 통해, 기독교대북NGO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박근혜 정부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을 당부했다.

주 교수는 "통일독일이 경험했던 역사를 바라보며, 남북통일을 위한 지혜를 조심스럽게 가져오며 한반도에 맞는 통일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특히 남북통일에서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를 몇가지 점에서 제안하고자 한다. 특히 독일통일에서 독일교회의 역할이 결코 적지 않았음을 기억할 때 더욱 그러하다"고 서두를 열었다. 

주 교수는 통일에 있어서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통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일을 논할 때 언제든지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은 사람의 하나됨, 곧 마음의 통일이다. 사람 의 하나 됨에서 실패한다면 땅과 법의 통일은 그 의미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며 "서로 다른 이념 하에 70년 동안 살아온 남북 두 편의 사람들이 아무리 단일민족을 내세우더라도 현실적으로 분명하게 달라져 버린 상태에서 어떻게 하나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심각한 과제"라고 밝혔다.

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주 교수는 "한국교회가 다른 곳에 마음을 빼앗긴 채 남북 분단을 모른 체 한다면 21세기 한국교회가 진정한 교회로 거듭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국가적 준비가 요구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며, 교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가 있을 것이다. 통일 독일교회가 걸어갔던 길을 따라가며 통일 한국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을 조심스럽게 그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아울러 정부를 향해선, 먼저 한국교회를 신뢰해달라고 요구했다.

주 교수는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남남갈등을 보더라도 분단 독일사회와는 비교할 수 없다. 독일은 동족상잔의 이념적 전쟁도 하지 않았으며, 동서 분단 중에도 교회를 중심으로 많은 교류가 오고 갔다. 수많은 NGO는 말 그대로 비정부기구로써 이념을 초월해 인도주의라는 길에서 나름대로 길과 노하우를 소신있게 닦아 놓았다. 그러던 중 동독 정부의 신뢰를 얻고, NGO들은 인도주의에 근거해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었다. 순수 민간 영역에서 분단을 뛰어넘어 나름의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015년 현재 남북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기독교 대북NGO들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거의 죽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들어 대북NGO 활동은 20년 이래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기독교의 사랑에 근거한 박애를 실천할 것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치가 보다 선진적 정치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한국교회가 정치논리와는 다르게 순수한 아가페의 비대칭적 사랑으로 답답한 북한과의 물꼬를 트려 해도 한국정부가 비정부기구인 NGO마저 자기의 권력 하에 통제하려 한다면 오늘의 답답한 현실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 교수는 거듭 교회와 정부를 향해 ▲한국교회가 이념과 진영논리를 벗어나 오직 복음에 서서 예수님처럼 그 길을 가려고 하는 굳은 신념을 가질 것 ▲한국정부가 기독교 대북NGO의 활동을 신뢰하고 법적 테두리 안에서 존중하고 후원하는 일에 앞장설 것 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에서 통일의 꿈을 키워야 한다고 주 교수는 지적했다.

주 교수는 "북한도 이러한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를 통해서 나름대로의 중국과 같은 경제제도를 내다보며 개혁개방으로서의 불신을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정부가 경제특구를 남북이 만나는 통일모판으로 생각해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닌 그 이익을 북한 주민의 복지를 위해 이곳에서 북한과 함께 통일을 키우고 만들어 보려는 마음을 가질 것 ▲개성공단에 기독교 기업들이 사명감을 갖고 참여할 것 등을 주문했다.

더불어 주 교수는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한국교회가 통일을 위해 문화변혁의 사명에 충실할 것(예배당에 갇힌 교회는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음) ▲교회는 남북관계에서 한계에 부딪힌 국가의 온유한 파트너에 돼야 함 ▲한국교회가 남북관계에도 전문성을 지닐 것 ▲통일한국을 위해, 통일한국에서 한국교회가 분명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새로워져야 함(이대로는 별 소망이 없고 통일을 위해 교회의 역할을 할 수 없음) 등을 제안했다.

주 교수의 발제에 이어, 본네베르거 목사(니콜라이교회 기도운동 지도목사)는 '한국의 형제들에게'라는 제하로 독일통일의 과정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군비경쟁이 심화되고 중부 유럽에 대한 압력이 가중될 때 저는 무장해제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저를 사로잡았다. 교회들 또한 융통성 있게 행동했다. 자원을 확보했고, '평화를 위한 교육'이 시행됐다. 1980년 이후에는 '평화기원기간'이 '칼대신 쟁기를'이라는 표어 하에 진행됐다. 분열은 항상 존재했다. 교회 간부들이 스스로 압력을 받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우리는 같은 날 시내의 한 교회에서 모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제 아이디어였다. 매주 다른 평화단체들이 지도를 했다. 드레스덴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시간이 흘러) 저는 뇌졸중을 앓아, 병원에서 베를린 장벽이 붕괴를 접하게 됐다. 독일의 통일과정을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저는 만족하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칼을 파는 것은 큰 이윤을 남긴다. '칼에서 쟁기로', 저는 계속해서 이 방향성을 유지할 것이다. 오늘도 저는 진실과 비폭력 그리고 사랑이 존재하는 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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