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철희)는 서울 도곡동 80대 재력가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정모(6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8시47분께 함모(86·여)씨가 살고 있는 서울 도곡동의 한 다가구주택 2층에서 함씨의 양손을 휴대전화 충전용 케이블로 묶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정씨는 2004년 4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함씨의 다가구주택 1층에 세입자로 살면서 상당한 재산을 가진 함씨가 혼자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고 공포 불안 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 별다른 수입도 없었고 도박 등으로 재산도 모두 잃었다.
정씨는 부인에게 생활비를 전혀 주지 않고 경마나 도박에 쓸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3만~5만원을 빌려달라는 등 어렵게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내는 보험사기를 저질렀다가 보험회사가 지금한 보험금을 환수하겠다는 등의 이유로 채권추심회사의 채무독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범행 당일 함씨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함씨의 집을 찾아간 것은 맞지만 자신이 살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정씨가 함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과 함씨의 몸에서 나온 정씨의 DNA 등 물증을 바탕으로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