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대원 기자] 미국에서 가장 큰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교회 내에서 게이와 레즈비언 등 동성애자들의 결혼을 인정하는 교단헌법 개정안 14F(동성결혼 인정)법안을 승인한 가운데, 복음적인 신앙을 가진 PCUSA교단 소속 전국 430여 개 한인교회들은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또 "미국 기독교 신앙 보수를 위해 진지하게 기도하며 대응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미국장로교 내 한인교회협의회인 NCKPC는 미국 장로교의 결혼에 대한 신학적 견해와 일치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인교회협의회는 동성애에 관한 교단의 개방성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교단 산하 한인교회는 성경적 복음주의에 입각해 동성 결혼과 그에 따른 건물사용에 대해서도 거부하기로 했다.
또한 교단의 이러한 비 성서적인 자유로운 태도에 대해, 자성의 모습과 함께 미국장로교 산하 모든 한인교회는 교단 내의 복음주의적 그룹과 연대하고, 전 산하 교회들이 하나되어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미국 장로교단의 올바른 역사적 계승을 추구하기로 결의했다.
한인교회협의회는 이번 개정안이 미국사회의 세속화 추세와 더불어 동성결혼을 신학적 이슈가 아닌 인권적 이슈로 보는 관점에서 기인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이번 결정에서도 불구하고 중요한 점은 목사와 당회가 동성결혼이 하나님 말씀에 부합되지 않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어긋난다고 확신한다면, 집례를 거부하고 결혼식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북미 지역 PCUSA 소속 한인교회협의회 KPC(회장 강성림 목사)는 "미국 사회와 교회가 결혼의 성서적 정의(定義)와 가르침을 거스르며 혼선을 빚고 있는 현실에서 산하 교회들은 신실한 복음 공동체로 흔들림 없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본연의 사명(召命)을 올바로 감당해 나아갈 것"이라며 "동성애 행위와 동성 결혼을 인권과 정의의 이름으로 옹호하는 세태를 개탄하면서, 동성애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과 동성 결혼을 정당화하는 일은 구별되어야 하며, 교회가 세속법의 판단과 규정에 좌우되어 성경적 신앙양심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장로교회가 한국 교회를 세우고 부흥시키는 원동력이었던 복음적 선교 유산이 풍성한 교단이었음을 상기하고, 아름다운 선교의 전통을 회복하는 운동을 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미국 장로교단의 신학적인 난제를 악용해 교단 내 한인교회들을 왜곡하면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한인 교회가 이를 놓고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KPC 소속 목회자들은 이번 PCUSA 교단 헌법 개정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인교회의 신학적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아래는 NCKPC가 지난 221차 교단 총회에서 발표한 동성결혼 개정안에 대한 성명서 내용이다.
1. 결혼과 가정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거룩한 선물이며, 우리가 지금까지 믿고 지켜왔던 결혼에 관한 전통과 이해는 변함없는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도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성서적인 개념이라고 믿는다.
2. 우리는 미국의 여러 주(현재 19개 주와 Washington DC)에서 점차 합법화 되어가는 동성 결혼이 분명히 비 성서적이라고 규정하며, 우리의 신앙양심에 따라 미국장로교한인교회전국총회는 어떤 형태로든지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도, 시행하지도 않을 것임을 밝힌다.
3. 우리는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가정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으로만 가능하다는 것과, 하나님께서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모든 죄인들을 사랑하시며, 그들도 회개를 통하여 거듭난 새 삶을 누리기를 원하신다는 진리를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4. 미국장로교한인교회전국총회는 221차 교단총회가 결의하여 산하 노회에 수의한 동성 결혼에 대한 개정안의 통과를 결연히 저지할 것이며, 산하 교회와 목사들은 어떤 경우에도 동성 결혼의 집례나 이를 위한 교회 건물의 사용을 허락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