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KK, 총무 김영주 목사) 한국교회연구원(원장 전병금 목사)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기독교 연합회관에서 신임원장 취임식 및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김영주 총무는 신임 원장으로 취임한 전병금 목사에게 취임패를 증정했고, 전병금 원장은 취임사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한국교회에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며 "올해부터 2017년 10월31일까지 3년에 걸쳐 연속 심포지엄을 열며, 이를 통해 교회 갱신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종교개혁을 일으킨 루터는 비텐베르크 교회 앞에 95개 조항의 개혁 과제를 제시했는데 우리도 한국 교회에 맞는 95개 조항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동의하는 목회자 5000인의 서명을 받고 서명한 사람은 앞으로 그렇게 살자는 운동을 할 계획이다. 심포지엄이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95개 조항 작성과 5000인 목회자 서명운동은 이를 실천하는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용대 목사(기장 총회장, NCCK 회장)는 축사를 통해 "어떤 분 못지 않게 전병금 목사님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목사님께서 원장직을 수락하셔서 감사드린다. 이 자리는 한국교회의 불꽃이 일어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목사님은 한국교회 개혁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평생을 연합과 일치을 위해 힘쓰셨다. 또 소속은 기장이지만 어떤 교단과 교파와도 따뜻한 대화가 가능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신다. 때문에 항상 적합한 해법을 내놓으신다. 곧 은퇴하시지만 목사님의 경험과 열정이 한국교회를 위해 귀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축사를 전하며 "평소에 축하보다는 비판을 많이 해왔다. 저를 '목사킬러'라고 하지만 그건 '엉터리 목사'에 대해 비판해왔던 것이다. 저는 고신파이기에 과거에는 기장에 구원이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목사님은 매우 복음적이시다. 한국교회는 심각한 병에 걸렸다. 그래서 제대로 연구하는 기관이 있어야 한다. 심각한 질병도 초기에는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교회가 심각한 병에 걸렸지만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원이 정확하게 진단하고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줬으면 한다. 연구원이 '정말 이것이다'라는 핵심을 정확히 지적해줬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진행된 기념 심포지움은 '한국교회 개혁 실천과제'라는 주제로 박성배 교수(삼덕회계법인 이사)와 백종국 교수(경상대 정치외교학과)가 발제를 담당했다.
박 교수는 '교회회계와 재정 투명성'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요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기독교에 대한 불신과 지탄이 상당하다. 대부분 재정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재정의 문제는 회계처리의 기준이 잘되어 있고 목적설정이 잘되어 있다고 해서 재정관리가 잘되고 투명해졌다고 말할 수 없다. 회계의 투명성은 그 재정을 이끌어가는 책임자가 어떠한가에 따라 투명성이 보장되며, 집행자의 의도가 건전할 때 그 재정도 건전해지는 것"이라고 교회 재정의 주체에 따라 투명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재정 운영과 관련해 현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는 교회 내의 한 사람이나 극소수의 몇몇 사람이 교회 내의 모든 문제를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비밀스럽게 진행'하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하나님의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재물에만 눈이 멀어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목회자의 세금과 관련해선 "목회자 대부분은 매우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고 최소한의 사례밖에 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전체의 50% 이상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경우 근로자는 국가에게서 근로장려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기타소득자로 취급받게 되면 이를 받을 수 없으므로, 목회자 세금은 근로소득세로 과세함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교회는 종교법인 이전에 공익법인의 범주에 들어간다"며 "공익법인이 지켜야 할 의무사항을 잘 지키며, 우리 교회는 재정의 투명성은 물론 교회조직의 투명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종국 교수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발제에서 "한국 기독교 내에서도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주제가 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은 기독교인들에게 오랫동안 중요한 삶의 주제로 간주돼 왔다. 크리스천들에게는 부름받음에 대한 합당한 책임이 수반된다. 이를 보통 '청지기 사상' 또는 '빚진자의 책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0년대 이래로 우리 사회에 나타난 뚜렷한 현상은 '천민자본주의화'였다"며 "천민자본주의는 저급한 윤리의식으로 주로 투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로 건전한 산업자본주의와는 대조된 개념이며, 이를 통해 토지투기와 사치향락, 부패와 기복신앙 및 신자유주의의 유행이 나타났고, 1997년의 외환위기는 이러한 총체적 부패의 두드러진 에피소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미래에 있어 한국교회는 복지의 공급자요, 공동체 내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균형자가 돼야 한다. 또 권력을 추구하는 정부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한국교회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시민단체들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이며, 시민단체의 산실이자 요람이 돼야 한다"며 이러한 사회적 책임을 교회가 감당할 때 '개독교'라고 질타를 받고 있는 한국교회가 원래의 자리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