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외교부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문제와 중국 주도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 문제로 인해 한·미·중 3국간 갈등이 증폭될까 우려하며 갈등 봉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이 우리측의 AIIB 가입을 원하는 만큼 우리측도 중국에 사드 현안 설득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17일 "(한국이)사드나 AIIB문제로 미·중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처럼 돼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방공식별구역 문제 등을 해결한 사례 등을 해결한 경험이 있으므로 국익을 토대로 중심을 잡고 방향감각을 갖고 현명한 결정을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한·중 관계에 관해 "기본적으로 한·중 관계 전체를 보면 지난 2년간 과거 어느 때보다 최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양국 정부 간 신뢰가 관계있고 소통이 잘 되고 있다"며 " 어떤 이슈가 그간 잘 유지돼온 신뢰관계를 본질적으로 손상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가 나올 때마다 100년전, 50년전처럼 강대국의 눈치를 보고 휘둘리는 식으로 보는 분석이 있지만, 대한민국은 국력이나 외교력 상승 때문에 이제 휘둘리거나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우리의 발언에 힘이 있고 그런 위치에 있어서 이런 문제에 있어서도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주도적이고 자체적인 판단을 통해 결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사안을 (한국이 처한) 도전으로 볼 수 있지만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또 전략적 위상과 가치가 높아지므로 이번 사안은 한국에 대한 러브콜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우리측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원하는 만큼 우리측이 중국에는 AIIB 가입이라는 선물을 주는 대신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는 논리로 중국을 설득하는 쪽으로 정부 기류가 점차 잡혀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주변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 나름대로의 입장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기 때문. 그는 또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관해 미국 정부가 협의를 요청할 경우 군사적 효용성, 국가안보 이익을 고려해서 우리 주도로 판단하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방부가 이날 사드 배치문제는 우리의 '안보' 사안이며, 특히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따른 것이란 점을 부각시킨 대목이 주목을 끈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북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이 못된다는 속내를 국방부가 우회적으로 전달한 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사드문제와 관련 중국과의 외교적 갈등국면을 누가 원하겠느냐"며 "군 입장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안보적 측면에서 봐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