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한 미국인 블로거가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공격받아 살해된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의 아비지트 로이(Avijit Roy)는 무신론자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사상의 자유를 촉구하며 이슬람 극단주의를 비판해 왔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공격을 받아 왔던 그는 지난달 말 다카대학교에서 열린 도서박람회에 다녀오던 중 칼을 든 무슬림 폭도들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다카 현지 경찰 당국은 밝혔다.
로이와 같이 방글라데시에서 자유주의 블로그를 운영하던 중 살해 위협을 받고 1990년대 중반에 방글라데시를 떠난 타슬리마 나스린은 "아비지트 로이의 죽음은 방글라데시에서 자유주의 사상가들이 맞이했던 다른 죽음들과 같다. 그 어떤 자유주의 사상가도 그 나라에서 안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사람을 죽이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뭐든지 할 것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BBC 뉴스는 현재 로이를 살해한 폭도들의 신원이 아직까지도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다카 지역의 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가 이번 사건을 환영하며 가담자들을 영웅으로 치켜 세운 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로이의 아내인 라피다 아메드 역시 이번 공격으로 인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의 남동생인 아누지트 로이는 형이 이달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며 슬픔을 표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로이와 같은 무신론자들 역시 방글라데시에서 기독교와 같은 소수종교와 마찬가지로 박해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로이에 앞서 지난 2013년에도 무신론자 블로거 두 명이 공격받아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살아남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