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은 9일 "김기종 주거지 및 사무실에서 압수한 이적성 문건 30여 건 중 10여 건이 외부 감정 결과 이적성이 있는 것으로 감정됐다"고 밝혔다.
미 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명성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이날 오전 9시께 브리핑을 열고 "국가보안법 제7조 5항 이적표현물 소지 등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서장은 "피의자 김기종의 공모 및 배후 세력 확인을 위해 주거지 겸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서적, 간행물, 유인물, 컴퓨터 하드디스크, USB 등 290점을 수집했고 나머지는 계속 감정 중"이라며 "김기종과 빈번하게 통화, 문자한 대상자를 분별해 관련 여부를 확인 중이고 최근까지 사용한 은행계좌를 통해 후원한 대상에 대해서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서장은 "FBI와의 수사공조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미국 서버에 대한 자료 협조도 적극 제공받고 있다"며 "수사본부는 김기종에 대해 공범 및 배후 자금 지원이 있었는지와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기종은 과도로 미 대사의 얼굴을 1회 긋고 2회째는 대사가 손으로 막았다고 진술하면서도 2010년 일본 대사 공격 때는 돌을 준비했는데 그 때 위협적이지 않아서 미리 과도와 커터칼을 준비했으며 절제력을 잃어 범행했지만 살해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윤 서장은 덧붙였다.
이어 "이모씨 등 현장 목격자는 김기종이 상의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대사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는 것을 보고 '악' 소리를 질렀으며 이후에도 대사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더 내리쳤다고 하는 걸로 보아 김기종이 2회 이상 가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윤 서장은 "경찰은 지난 3월5일 사건 발생 즉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꾸려 김기종을 비롯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계자, 행사 참석자 등 26명에 대해 폭넓게 조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김 씨가 1999∼2007년 7차례 방북한 전력과 2011년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한 사실, 북한 관련 토론회를 수차례 개최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공범과 배후, 자금지원 통로 등이 있는지 다각적으로 분석, 구체적인 혐의를 찾아내면 검찰과 협의해 종로서에 보관중인 압수품 중 국보법 관련 증거품에 대해 재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경찰은 또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수사 공조를 적극적으로 벌여,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미국에 서버를 둔 SNS에서 김씨가 활동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가보안법은 악법'이라는 평소 주장을 되풀이하고 북한내 김일성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천안함 폭침에 대한 남한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