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계속되는 외국인 납치, 살해로 이슬람 지역에서의 선교 및 구호활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은 지난달 남대문교회에서 '선교현안 긴급진단' 시간을 갖고,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안전 유의사항과 테러 대처방안 등을 다뤘다. 이날 패널토의에는 KCMS 사무총장 김진대 목사를 좌장으로 김동식 테러 전문가, 위기관리연구소 도문갑 소장, 가천대 경찰안보학 윤민우 교수가 참여했다. 특히 도문갑 소장은 지난 2월 중순경 터키에서 인질협상 과정을 이수했다. 아래는 패널토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이전 기사 <"청소년 IS 노출, 사이트 접속차단만으로 '한계'...분별력 키워줘야">
- 참석자 질문 : 이슬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이 광범위하게 퍼지면, 한국교회의 이슬람 선교정책은 후퇴할지도 모른다. 또 이슬람 내에서 꾸란 해석 방법도 다양하고, 근대화 그룹, 타종교와의 대화를 원하는 그룹 등 다양한 그룹이 존재한다. 이슬람 지역 한복판에서 영적 붐이 일어나기도 하며 반대로 초기 이슬람 사회로 돌아가는 지역도 있다. 이슬람 내 다양한 그룹과 변수가 많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윤민우 교수 = 선교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슬람에도 '꾸란' 해석에 따라 분파가 많고, 제 친구 중에도 무슬림이 많다. 그러나 기독교는 신교와 구교의 전쟁 등을 통해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이 기나긴 투쟁을 거쳤고, 폭력전쟁을 통해 세속과 종교의 분리가 일어나 타협점이 찾아졌다. 그래서 오늘날 적어도 선교의 수단으로 폭력은 포기했다.
문제는 사실 이슬람의 내부에 있다. 근대사회, 세속화, 폭력 등에 대해 이슬람이 어떤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에 대한 본인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들은 독재정권, 아랍식 사회주의, 미국식 모델 모두 실패했다. 재미있는 것은, 다양한 의견이 있을 때 결국 폭력으로 장악하는 자가 이기게 된다. 전쟁의 법칙이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는 다양한 이슬람 그룹의 일부인데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폭력을 사용하니 다른 집단은 다 제압당하고 현존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
◆ 도문갑 소장 = 사실 포비아(phobia)에 갇혀 이슬람을 터부 시하는 문제를 논하는 자리는 아니다. 물론 IS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가 진정한 이슬람인가에 대한 질문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슬람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든 우리는 복음을 가지고 이슬람 지역으로 가야 한다. 이때 우리가 분별력 없이 가서 문제가 생길 경우, 이슬람포비아를 떠나 한국선교가 문을 닫느냐, 마느냐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그만큼 강한 임팩트가 테러 사건을 통해 닥쳐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말씀처럼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해야 한다. 복음의 순결성을 가지고 가되, 뱀같이 지혜로운 길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터키에서의 협상 훈련은 결국 두 가지였다. 소중한 자원인 선교사를 구출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다. 하나님께서 순교를 명하실 수 있고, 또 '죽으러 갔는데 살려야 되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의 많은 구절에서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구단체는 협상이 테러단체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복음적 결과를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상이 성사될 수도 있고 결국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교회와 선교단체는 전 세계 선교운동을 위해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 김동식 테러 전문가 = 무슬림의 90%는 전통적 무슬림이지만, 5%는 극단주의 무슬림이다. IS는 앞으로 계속 종교전쟁화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미 대통령은 IS와의 전쟁은 종교전쟁이 아니라 극단적 이데올로기와의 전쟁이라 말한다. 외신을 볼 때 유의할 것이 있다. 무슬림들이 민주국가에 와서 살 때 크게 부딪히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여성 문제이고, 두 번째가 표현의 자유 문제다. 이슬람에서는 여성을 어떻게 보는가. 많은 무슬림은 딸이 이방인과 교제한다는 이유로 살해한다. 또 샤를리 앱도는 표현의 자유 문제가 발단이 됐다. 민주국가에서 태어난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성역이 없다. 그런데 무슬림은 무함마드와 꾸란을 비판하면 안 된다. 그리고 폭력에 의해 이슬람 사회 내 다양한 의견은 침묵된다. 이슬람 문화가 민주국가 문화와 부딪힐 때 여성 문제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유의하면 좋겠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