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윤근일 기자]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쉐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카타르 국왕과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기업이 참여한 290억달러 상당의 카타르 월드컵 인프라 사업 수주를 측면지원했다.
오는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는 철도(350억달러), 도로·교량(190억달러), 신항만(74억달러), 월드컵경기장(40억달러) 등 총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카타르 월드컵최고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타밈 국왕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월드컵 관련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참여를 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우리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거나 참여 예정인 카타르 월드컵 관련 사업은 ▲장거리 철도 1단계 20억달러 ▲일반도로 및 하수처리 프로그램 140억달러 ▲도하 남부 하수처리시설 30억달러 ▲크로싱 교량 60억달러 ▲월드컵 경기장 40억달러 등 총 290억달러 규모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제13위 해외건설 수주시장인 카타르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고속도로, 메트로, 해상가스 개발공사 등 주요 국책사업에 활발히 참여중이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수주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기존 인프라 사업 등을 통해서 양국 간에 쌓인 신뢰가 상당히 깊기 때문에 상당 부분 이상의 입찰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카타르 자본의 국내 투자유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양국간 교역규모는 266억달러에 달했지만 누적 투자액은 6005만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투자협력은 미미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타밈 국왕이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정상회담에서 한국 내 사업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양국간 투자협력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리측은 지난 1월 한국내 투자가능 프로젝트 48개를 카타르에 전달했으며 카타르투자청(QIA)는 이 가운데 6개 프로젝트에 관심을 표명, 국내 투자유치를 위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또 QIA와 한국투자공사는 20억달러를 출자해 글로벌 공동투자를 조성, 제3국에 공동진출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조기에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항공, 금융 등 서비스 분야 고급인력의 중동 진출이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된 것도 중요한 성과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우리 청년인력의 카타르 진출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정보제공과 취업알선, 교육훈련 등의 지원 프로그램도 체계화하기로 했다.
중동 국가들에서는 항공, 교육, 보건의료 등 서비스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국 청년인력의 중동 진출도 활발하다. 항공 분야만 보더라도 카타르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에 각각 1000명, 500명의 한국 서비스인력이 취업 중이다
안 수석은 "과거 중동 진출인력이 건설 프로젝트 등에서 단순노무를 제공했다면 향후에는 중동의 산업 다각화와 서비스 육성정책과 연계해 고급기술을 보유한 우리 청년인력의 활발한 진출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간에는 '원자력 인력양성 및 연구개발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카타르는 지난해 타밈 국왕의 방한 이후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원전과 산업기술 분야에 있어 구체적인 협력을 희망해 왔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카타르 에너지산업부 간 체결된 MOU는 연구용 원자로 건설과 인력양성 등에 있어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골자로 이를 바탕으로 향후 산업용 원자로나 원전 안전분야 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원전산업을 공동육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