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건물을 은행에 넘겨주고 난 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머리가 복잡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나의 실패가 하나님 교회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돌이켜보면 삼성장로교회는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시작되었다. 한밤중에 떠나 버린 목회자로부터 버림받은 성도들을 내게 맡기심으로 시작하신 교회였다. 그 교회에서 나와 성도들은 땀 흘려 교회를 세워 갔고, 기적 같은 성장을 허락하심으로 칭송까지 듣게 하셨다. 그러니 이 급격한 무너짐과 실패의 끝에도 하나님이 계실 것이었다."(본문 중에서)
"'무너짐'은 아프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무너짐은 당연한 훈련 과정이다. 나의 무너짐 없이는 내 안에 그리스도의 나라가 설 수 없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1990년대 미국 LA에서 가장 성공적인 목회로 부러움을 샀던 인물이다. 성령님의 강력한 임재로 교인들이 몰려오고 초대형 교회 건물을 사들일 때, 그는 그 외적인 성공을 하나님이 복을 쏟아 붓고 계시는 증거로 여겼다.
하지만 아주 순식간에 그는 그 신기루에 속아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버렸다. 성도와 교회의 주인이 되어 영원히 잘나갈 것처럼 여길 때, 하나님은 미국의 금융 위기를 통해 꼼짝 없이 교회를 은행에 넘기게 하셨다. 하나님은 10년여 동안 끈질기게 저자를 무너뜨리고 또 무너뜨리셨다. 죽음을 생각할 만큼 견딜 수 없는 불 터널이었지만, 그것은 그동안 켜켜이 쌓아 놓았던 욕심과 허울을 벗고, 생명으로 올라가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주님을 사랑하므로' 교회를 성장시키려 했던 저자를 쳐서 '종을 사랑하시므로' 치열하고 끈질기게 '낮고 작은 교회'로 만들어 오신 주님의 사랑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다. 동시에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종으로 부름 받은 저자가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서 진정한 '하나님의 교회'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는지에 대한 회고이자 고백이다.
여기엔 숱한 도전과 승리가 있는가 하면 실패와 탐욕으로 얼룩진 사건들이 있다. 주님이 하나님의 종을 높이실 때는 어떻게 높이시는가, 인간이 교만해지면 얼마나 미련하고 무지한가, 주님이 하나님의 종을 낮추시고 부수실 때는 어디까지 가게 하시는가 하는 이야기가 가감 없이 사실대로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단순히 저자와 삼성장로교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땅에서 주님의 종, 주님의 교회로 부르심을 받은 모든 이의 이야기다. 동시에 주님께서 한번 택하신 백성과 교회를 얼마나 한결같이, 치열하게, 놀라운 방법으로 지키시고 인도하시며 사랑하시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기를 기도한다. 그래서 그 부르심과 세우심, 높이심과 낮추심의 뜻을 잘 알고 날마다 한 발짝이라도 더 '사랑의 주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