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사망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인질로 붙잡혀 있던 미국인 여성 케일라 뮬러(26·Kayla Muller)가 신실한 기독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앞서 IS에 살해된 일본인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47·後藤健二) 씨를 떠올리게 한다.
이날 딸의 사망을 통보받은 케일라 뮬러의 부모 칼과 마샤 뮬러 부부는 "케일라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인도주의자였다"며 "청춘을 모두 자유와 정의, 평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바쳤다"고 말했다.
케일라 뮬러의 독실했던 신앙은 그가 피랍되어 있을 동안 부모에게 썼던 편지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와 함께 인질로 잡혀 있다 풀려난 동료를 통해 부모에게 전해진 이 편지에서 그는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어떻게 은혜로 극복하고 있는지 전하고 있다.
뮬러는 이 편지에서 "비록 감옥 안이라고 해도 사람이 자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감사하는 마음이다. 왜냐하면 어떤 상황이라고 해도 좋은 면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는 또 "매일 기도하고 있다"며 "기도할 때 하나님과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되고 그 분께 모든 것을 의탁하게 될 뿐 아니라 사랑의 관계를 맺고 서로를 지지하게 된다"고 밝혔다.
뮬러는 편지에서 부모의 신앙으로 인해 자신 역시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게 되었음을 밝혔다. 그는 "엄마는 늘 내게 마지막 때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나는 정말로 그 누구도 남지 않았고 하나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나는 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기로 했다"며, "하나님과 두 분의 기도가 있어 나는 지금 편안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뮬러는 자신이 죽더라도 가족들과 친구들이 하나님을 통해서 슬픔을 이겨내길 바란다는 당부까지 덧붙였다. 그는 "부디 인내하며 모든 슬픔을 하나님께 내어 맡기길 바란다. 내가 강건하기를 바라는 것을 안다. 하나님께서 뜻하시면 곧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뮬러는 2013년 8월쯤 시리아에서 IS에 피랍되었으며 IS는 지난 6일 그가 요르단의 공습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요르단 정부는 이를 선전술이라고 일축했으며 미국 정부도 사망설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밝혀 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뮬러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는 성명을 내고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뮬러를 납치해 살해한 테러범들을 찾아내 처벌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뮬러는 IS가 억류한 유일한 미국인 인질로 확인되어 왔으나 백악관은 이날 또 한 명의 미국인 인질이 시리아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또 다른 인질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