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00억 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4년 12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811억5000만 달러보다 10.2% 증가한 894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후 최대 규모다. 상품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 가운데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928억9000만달러로 전년(827억8000만달러)보다 12.2%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은 수출 증가보다는 수입 감소로 흑자폭이 커진 것으로, 수입이 3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함에 따라 우리 경제가 '불황형 흑자' 기조에 빠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수출이 6215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0.5% 증가한 데 반해 수입은 5286억6000만달러로 1.3%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은 지난 2011년 558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012년 5541억달러 ▲2013년 5353억달러 ▲2014년 5286억달러 등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노충식 한은 경제통계국 팀장은 이에 대해 "불황형 흑자가 명확히 정의된 게 아니기 때문에 '맞다, 아니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 수입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석유화학 제품의 수입도 감소하기 때문에 (수입 둔화 관련) 그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한 뒤 "국내 경제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수입에서 소비재가 10% 증가하고, 금액이 아닌 물량으로 살펴봤을 때 지난해 12월 통관 기준 수출과 수입 물량이 각각 13%, 12% 늘어났다. 따라서 불황형 흑자라고 단정짓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근로 및 투자소득으로 구성된 지난해 본원소득수지는 102억 달러 흑자로 전년 90억6000만 달러 흑자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81억6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65억 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무상원조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수지도 55억달러 적자로 전년 41억9000만 달러 적자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는 72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114억1000만 달러보다는 크게 감소했으나 지난 2012년 3월부터 3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2013년 65억 달러에서 지난해 81억6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운송수지와 건설수지 흑자 규모가 73억5000만 달러에서 37억5000만 달러로, 155억2000만 달러에서 138억4000만 달러로 각각 감소한 영향이 컸다.
여행수지 적자는 70억2000만 달러에서 53억2000만 달러로 줄고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적자도 55억1000만 달러에서 52억2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자본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유출) 규모는 903억8000만 달러로 전년801억 달러보다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