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전세정 기자] 터키에서 실종된 한국인 김모(18) 군은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으로 '이슬람국가(IS)' 관련 정보를 수집하며 현지인들과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군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과는 21일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 15일 김군의 어머니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받은 뒤 김군의 컴퓨터와 SNS 사용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의 컴퓨터를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2014년 1월13일~2015년 1월7일) 총 3020회의 검색기록 중 'IS, 터키, 시리아' 등을 주요 검색어로 해 517회 검색했다.
또한 김군의 컴퓨터 바탕화면에는 'IS깃발을 든 전사들'의 사진 등 사진파일 4점이 저장돼 있었고, 삭제된 자료 복원을 통해 IS관련 사진 총 47점을 추가로 확인됐다.
김군의 SNS계정에는 지난해 10월 'glot****'라는 트위터 계정으로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에 합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얼마 뒤 'habdou****'라는 계정 사용자는 'IS에 합류하려면 먼저 터키로 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며칠 뒤 김군은 트위터를 통해 '난 터키로 갈 준비가 됐다. 어디로 가면 형제를 만날 수 있나'라고 물었었다. 이번에도 'habdou****'는 '이스탄불의 하산이라는 형제에게 전화하라'고 답하며 하산의 전화번호로 추정되는 번호를 알려줬다.
특히 김군의 SNS계정에는 2명의 친구에게 IS가입 희망의사를 표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의 대화와 나라, 가족을 떠나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내용의 최근 글이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군이 본인의 주도하에 킬리스로 이동하고 호텔을 스스로 찾아간 점, 부모와 동행자에게 하산과의 만남을 감춘 점 등으로 보아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며 "다만 터키 경찰당국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범죄 관련성 여부를 계속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교당국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10일 오전 8시께 터키 남부 킬리스의 호텔을 나와 현지인 한 명과 함께 불법택시를 이용해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이동한 한 뒤 종적을 감췄다.
실종 당시 김군은 시리아 번호판을 단 승합차에 타고 시리아 국경과 5㎞ 떨어진 난민촌 인근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경찰은 김군이 그 동안 IS에 대한 호감을 나타낸데다 터키와 시리아 국경 검문소를 통과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미뤄 IS가담을 위해 시리아로 밀입국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