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한국은행이 15일 기준 금리를 연 2.0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현재의 2.00%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이달까지 3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취한 금리 인하 조치가 가계소비, 기업투자 등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소비 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지만 금리 인하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칠 때까지는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기준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가계 부채는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LTV·DTI 등 주택담보 대출 관련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무려 20조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는 지난해 10월 6조원으로 지난 2008년 1월 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12월에도 6조2000억원이나 늘어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 추세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으면 상당한 경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계부채가 가처분 소득의 160%수준으로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점'을 맞고 있어 정부와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도 올해 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어왔다. 박혁수 대신경제연구소 채권분석팀장은 "정부가 통화정책보다 구조개혁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한은도 지속적으로 금리 정책의 한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어 지금은 지난해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금융분석실장도 "당분간 경제지표들을 어느 정도 확인할 때까지는 한은이 기준금리에 손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새해 첫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올해 상반기 중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우선 해외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유가 하락에 따른 자금 압박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도 그리스의 탈퇴 가능성 등으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경제도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작년 2~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